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니 Mar 21. 2023

예민함은 무기가 될 수 있을까요?

2023.03.20 59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타고 나길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현재의 삶에 크게 문제가 없이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은 사람임에도 항상 마음 속에 초조함이 있어서 기진맥진하는 날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찌니님의 말대로 몸이 경고하는 신호를 알아채고, 지난 주에는 나를 지키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물론 이 것들이 하루아침에 변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평생 이렇게 살아온 저에겐 조금씩 작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긴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가진 이 예민함을 나쁘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좋게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예민함이 너의 무기다>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은 아래 내용이었는데요, 마치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예민하면서도 야심 찬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과 일반적인 성공의 기준에 연연하느라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 즉 자신감과 통제감이 기저에 깔린 충만한 삶에 에너지를 쏟지 못한다."

사회적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는 걸 성취라고 믿지만, 꼭대기에 오르고 나서도 공허함을 느끼거나 더 많이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그러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착각한다.


저는 이 책에서 나온 “예민한 노력가”의 유형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성취욕은 높고, 성격은 예민하고 얼마나 듣기만 해도 마음이 고통스러울까요. 

예민한 노력가들은 이런 성취욕으로 인해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그러다가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게다가 타인의 반응보단 남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과잉 성취자라 인생을 피곤하게 사는 타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이런 예민함들이 지금의 저의 좋은 모습들을 만들기도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예민한 노력가가 아니었다면, 저를 따르고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종종 삶이 피곤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찌니님도 혹시 마음속에 예민함이 존재하시나요? 그리고 이를 다스리고 장점으로 만드는 방법들이 있으셨는지도 궁금해요!




To. 낮잠님

저는 굳이 보면 예민한 타입은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트레스도 잘 받고 남의 시선도 많이 신경 쓰고 그러다 큰 병도 걸리고 했던 것 같구요. 다만 지금 저의 예민함은 ‘촉’으로 발현되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성격이 예민했던 것 같은데, 내가 나의 중심을 잡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그냥 오늘 내가 스스로 행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자신과 기준점의 타협을 하고 나서는 성격의 예민함은 수그러든 것 같아요.


지금 남아있는 예민함은 감각적으로 어떤 업무나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에게 불리한, 유리한 것을 캐치했을 때만 발동되니, 저는 결과적으로는 예민함이 지금의 나의 좋은 모습을 만들었다는 낮잠님 말에 동의합니다. 결국 자신이 가진 예민함을 잘 다루는 게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


딱히 제가 가진 예민함을 장점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었던 것 같고, 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내 인생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나니 그냥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의 예민함만 남게 된 것 같아요. 

낮잠님, 제가 몇 번이고 이야기 하지만 자기애를 확보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답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


P.S 주말에 또 패스권을 썼는데, 지금처럼 피곤해서 힘들어하는 와중에 마라톤이라니! 무리한 거에요! 본인의 몸에 휴식을 주세요! 제발 동시에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지 마세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스스로를 지켜내는 우선순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