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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Apr 12. 2023

다른 사람의 고민을 지나칠 수 없어요.

2023.04.12 70번째 일기

To. 찌니님

요즘 저에게 현재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저를 믿고 편안하게 생각해서 고민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어떻게든 제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고민거리들 중에서는 제가 과거에 경험했던 내용들도 있어 도움을 주는 것도 있고, 같이 해결할 아이디어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것들 자체가 보람되고 즐겁기 때문에, 제가 좀 더 발벗고 나서서 무언가를 함께 해서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진심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고민은 제가 아무리 분신술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에요. 내 일은 당연히 잘 해내야 하고, 현재 저의 일의 특성상 매우 넓은 범위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면서 고민해야 하는 날도 많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삶과 커리어, 회사생활에 대한 고민도 같이 듣다보면 정말 머리가 바빠집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의 진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말 한마디로 저에게 너무나 큰 기쁨을 줘요. 저는 이 순간이 좋아서 진심을 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전의 고민들처럼 이것 또한 저의 마음과 현재의 상황이 충돌하는 일 중 하나가 되겠네요.


평소에 많은 일들로 바쁜 와중에, 누군가의 고민에 진심을 다하고 리드해줄 수 있는 찌니님만의 방식이 있나요? 이것 또한 시간과 경험의 누적이 필요한 일들일까요? 저는 사람이 좋은가봐요.




To. 낮잠님

낮잠님은 사람을 좋아하는 게 맞습니다. 근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만 너무 좋아해서 문제입니다. 

저는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서, 우주에서 압도적으로 제일 좋아합니다. 따라서 내 고민이 무조건 1순위고 내가 여유가 없으면 남의 고민에 제가 나서지 않습니다.

딱 도움을 구하는 수준에서만 돕고 낮잠님처럼 전심전력을 다해서 내가 상대의 고민까지 떠안지는 않습니다. 근데, 제가 그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은 아무리 바빠도 내 고민에 진심을 다해서 도와준다고 생각하죠. 그건 아마도 제가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서 일 거에요. 딱 필요한 선까지만 개입하니까요.


고민을 돕는 것이 오지랖이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의 고민에 몰입 되지 마세요. 

그러기엔 낮잠님 본인이 고민이 너무 많아요. 제가 고민하는 이들을 진심으로 도울 수 있는 건, 저를 먼저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고 내가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의 선을 지키기 때문이에요. 그래야 에너지를 유지하고 발휘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늘 하는 잔소리인데, 우선 내 고민부터 챙기고 내가 심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남의 고민을 챙기세요. 그래야 상대의 고민을 제대로 함께 해줄 수 있으니까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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