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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21. 2023

대화의 스킬을 늘리고 싶어요 (+1 on 1)

2023.02.20 38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누구와 대화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자연스러움이 달라지는 편인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편한 상대에게는 조금 더 제 생각도 잘 이야기하고 질문도 잘 하는 반면 조금 불편하거나 제가 대화를 계속 이끌어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마음 속으로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후자의 경우 두 가지 케이스가 있는 것 같아요. 첫번째는 저도 내향적인 사람인데, 상대방이 저보다 더 내향적인 경우입니다. 그래도 오랜 기간 사회생활을 해오면서 이런 상황일 때 제가 먼저 이끌어가는 부분은 터득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 속으로는 항상 어렵고 이 때 에너지 소진이 많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번째는 대표적으로 리더의 역할에서 대화를 이끌어갈 때 인 것 같습니다. 이것이 첫번째보다 난이도가 더 높은 것 같아요. 말을 해놓고 집에 돌아와서 ‘음.. 내가 한 말 좀 별로였군’ 생각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적절하게 외향적인 분들이랑 있을 때 참 편안함을 느낍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도 본인의 이야기도 적절히 잘 섞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분들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들도 많기 때문에 저의 대화 스킬을 더 늘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볼 때 찌니님은 이런 부분에서 고수이신 것 같은데요,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에서 적절한 대화를 굉장히 잘 이끌어내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고수의 영역까진 아니더라도 조금 더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잘 되다가도,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안 되는 이 기복을 없애보고 싶습니다.


저도 옛날엔 누군가의 앞에서 참 말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찌니님은 저와 같은 상황에서 특별히 사용하시는 노하우가 있나요?




To. 낮잠님

결국 내향형 VS. 내향형의 대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지 하는 고민이 가장 강한 것 같은 느낌인데요. 일단 저는 절대 경험 불가능한 상황인데, 하하하! 내향형과 내향형은 진짜 어려울 것 같네요. (웃음)

사실 상대가 내향형이던, 외향형이던,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속엣말을 꽁꽁 숨기고 말하지 않는 사람의 진짜 속을 끄집어 내는데 저는 꼬리물기 대화 방식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꼬리물기 대화를 하기 위해 늘 첫 번째 질문으로 “최근 한달 동안 행복한 일이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 자기 감정의 종합적인 결론에 직접 마주하게 만드는 겁니다.

사실 이게 일을 통한 행복인지, 다른 것에 의한 행복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을 통해 행복했으면 회사 입장에선 더할나위 없이 좋은 거고 다른 것으로 행복했다면 일과 삶의 분리를 잘 해내고 있으니 좋은 겁니다.

반대로 일도, 일 외적인 것으로도 모호하거나 행복하지 않았다면 그건 좋지 않은 싸인이에요. 그만큼 자기 마음을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저는 이 첫 질문의 답변에서 그 다음 질문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같은 방식에서 극호, 중간, 극불호 3가지 상황을 항상 나눠서 꼬리물기 질문을 계속 만들어 냅니다.   


행복한 일이 있었다 : 동기부여를 더 부여해주고 구성원이 더 행복하게 되기 위해 리더가 무엇을 지원해주고 지지해주면 좋을 지를 확인하는 대화로 끌고 가야 함

잘 모르겠다 : 판단을 애매모호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장 상태가 안 좋은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고 칭찬과 응원부터 충분히 하고 구성원이 겪는 이슈에 대해 파악 및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는 대화로 끌고 가야 함

행복한 일이 없었다 :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리더가 무슨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로 끌고 가야 함


이 과정에서 솔직히 아니 왜 자기 고민을, 자기 속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 왜 이렇게 애매하게 말해? 등등 짜증 나고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끈기 있게 질문하면서 리더는 구성원의 속엣말을 끄집어 내야 합니다. 

그들의 속엣말이 쌓여서 불평불만으로 변화되지 않도록 해야 리더 본인이 안전하고 탄탄한 조직 운영이 가능해 집니다.


꼬리물기 대화 방식은 한가지 위험 요소가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취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상대방이 오히려 속엣말을 더 꽁꽁 숨겨버리게 되는 안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밝고 경쾌한 장소에서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라도 곁들이면서 분위기를 충분히 몽글몽글하게 풀어준 상태에서 평소보다 다정다감한 톤으로 이야기를 끌어낼 필요가 있어요.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 다양한 방법들도 찾아보시면 좋아요. 상대가 좋아하는 동물, 가수, 책, 취미 등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하며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거나 저처럼 타로카드 같은 걸 배워서 상대의 호기심을 끌어내는 등 ‘아, 이 리더가 나랑 좀 더 편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더욱더 자신의 속엣말을 털어놓게 될 거에요.


끈기 있게 들으려고 노력하고 끈기 있게 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리고 최대한 분위기가 경직되지 않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세요. 그런 것들을 계속 하다 보면 나만의 스킬이 생기게 될 겁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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