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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킴 May 18. 2024

슬로리딩은 작가를 온전히 파악하는 일(2)

2. 언어 수준이 인생 수준이다.

 'You are what you read'란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을 번역하면 ‘너가 읽은 것들이 너를 대변한다’라는 의미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의 영양분들이 뼈와 살을 이룬다면, 우리가 읽은 책들은 정신과 사고를 구성한다.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사고의 밀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대체로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말과 글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들에 대해 검색하면 아니나 다를까, 대다수가 독서를 어려서부터 꾸준히 해왔고 현재에도 독서광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독서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독서량이 사회적 성취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귀납적으로 보았을 때 개연성은 무척이나 크다. 독서가 언어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언어 능력이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말과 글을 바르게 이해하고 정보나 자신의 의사를 말과 글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의미를 학습에 한정하자면, 글을 읽을 때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치에 맞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언어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학습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과 동의어다. 학습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고도화된 지식과 사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자유로이 자신의 것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의식 수준이 높다는 말이다. 의식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더 스케일이 크고, 복잡하고, 정교한 일을 맡아 수행할 역량을 갖춘 것을 뜻한다. 이런 역량을 갖춘 인재가 크게 촉망받고 사회의 중추에 들어가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준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본바탕을 갖춘 것이다.        


 언어 능력이 우수하면 학습 효율이 높다. 언어 능력이 낮은 사람의 학습이 3G의 속도라면, 언어 능력이 탁월한 사람의 속도는 5G이다. 이해를 깊이 하며 흡수율이 좋다. 이런 능력은 선천적이지 않다.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충분히 언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 방법은 계속 반복해서 언급하다시피 슬로 리딩, 느리게 읽기다. 언어 능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속독은 지양해야 한다. 겉만 훑고 지나가는 길에서는 아무것도 건져 올릴 게 없다. 샅샅이 훑어가며 의미를 곱씹어야 언어 능력이 자란다. <공부머리 독서법>의 저자 최승필 작가도 언어 능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의 방법으로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독서의 질은 독서 속도에 반비례합니다. 속도가 빠를수록 독서의 질은 떨어지고, 언어능력 상승효과도 낮아집니다. 소리 내서 읽는 속도보다 빨라서는 안 됩니다.’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느리게 읽기를 생활화하자. 땅 위의 먹이를 쫓는 닭처럼 산만하게 이 글, 저 글 옮겨 다니지 말고, 자신의 젖줄이 되어줄 광맥을 찾아라. 그 옛날 중국의 우공이 산을 옮기듯, 느리지만 변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글을 읽으면 필시 문리가 트인다. 언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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