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는 몸과 마음을 치유해준다
치유로서의 글 읽기
<생명>, 임경숙
한 뼘
땅 속 화분에서도
뿌리내리고 꽃 피어나는데
네 가슴
광활한 우주인데
피어날 꽃 한 송이 없으랴
둘러보지 마라
누구나 자기 꽃씨 품고 있으니
처음인 듯 다듬고 따스하게 안아주면
어느 날
마법 같은 기적들이
환한 생명으로 넘쳐나리라.
고향 집 내 방에 걸려있는 어머니의 시.
화초를 좋아하는 어머니가 형이랑 나를 생각하며 쓴 시란다. 몇 년 동안을 방에 걸려 있었지만 제대로 보진 않았었다. 지난 주말 몸이 안 좋아 종일 누워있던 방 안에서, 익숙했지만 낯선 이 시를 다시 보았다. 나는 누운 채로 시를 따라 읽었다. 뿌리, 꽃, 가슴, 우주, 기적, 생명.. 시어 하나하나를 읽어나갈 때마다 나는 조금씩 기운을 차렸다. 글이 품고 있는 에너지가 내게 전이되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