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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Jun 21. 2019

자율근무조직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기2

실험 한 달 만에 조기 종료하다.

5, 6월 두 달간 파트타임으로 주 3일간 근무하려 한 시도는 한 달만에 조기 종료하게 되었다. 

일정 부분 예견되었던 바이지만, 아이들을 케어하고 건강을 좀 더 챙겨보고자 했던 시도는 파트타임을 선언한다고 실현 가능하지 않았다. 5월 한 달간 근무 오프인 날도 어김없이 재택으로 업무를 진행하였다. 

다만 다른 점은 조금 더 느슨하게 업무를 해도 마음이 편하다는 것뿐이었다. 잠시 짧았던? 한 달을 돌아보며 아쉬움과 나름의 교훈을 적어본다.


# 역할과 업무의 범위는 현실 가능했는가.

주 3일 출근일에는 주로 회의를 하게 되었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역할 상 회의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고, 회의 후에는 결정된 과제를 추진할 시간이 3일의 근무일 내에서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근무일은 줄이면서 업무량은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 애초 파트타임 근무가 가능하지 않은 설정이었다. 


# 개인의 관심사와 우선순위를 조정하였는가.

회사의 기존 업무 외에도 스스로의 관심사와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였으나, 심적인 여유가 생긴 틈을 타 계속 관심사를 넓혀가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그동안 미루었던 책도 읽고 듣고 싶은 교육도 찾아보면서 오히려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나름 파트타임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적응기가 필요했는데 성급했던 마음들도 있었던 듯하다. 


# 동료들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정교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자율근무를 하는 터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모두 나름의 방식과 스케줄로 업무를 진행한다. 개인의 업무라면 큰 무리가 없지만 팀 프로젝트나 협업을 하는 경우 파트타임으로의 전환이 일하는 방식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월, 수, 목을 근무하는 경우 수요일까지 전달받기로 한 자료가 목요일 오후에 넘어오게 되면 실상 금, 토, 일 중에 일을 하거나 월요일까지 미루어지게 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동료에게는 약속된 기한보다 하루 늦은 상황일지 몰라도, 파트타이머에게는 최소 4~5일이 지연되는 일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설명과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었는데, 이를 간과했던 것이다.


6월까지 예정되어 있던 시도를 지속하고 싶었지만, 이미 한 주에도 5박 6일의 출장이 타이트하게 잡히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어 자율근무조직에서의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실험은 아쉽지만 조기 종료하게 되었다. 어떤 근무형태든 나름의 장점이 있고, 업의 특성에 따라 활용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지난 한 달간의 시간이었던 터라 실험의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실험의 결과와 상관없이 몸담고 있는 이 곳이 나름의 작은 시도들이 가능한 조직이라는 것도 새삼 깨닫는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일장춘몽 같았던 한 달여 시간, 굿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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