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울 때는 어떻게 하나요
'서러움 세포'는 노력을 과장해요
서러울 때가 많이 없습니다. 혼자 있을 때, 직장에 있을 때는 '서러움 세포'가 자고 있죠. 조심스레 고백하자면, 서러움은 주로 연애를 할 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지, 왜 이런 상황이 됐지. 이때 '서러움 세포'가 내 편을 들어줘요. 나의 조그만 노력은 크게 보여주고, 노력이 없을 때는 과거의 기억들까지 끄집어내서 눈물 세포를 흔들죠.
그런데 때론 서러움 세포는 상황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나만 알고 있는 노력을 입밖에 꺼내 상대가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죠. 과거를 소환하는 버릇 탓에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눈물 세포까지 자극한 탓에 제대로 말도 못 하면서 울기만 하죠. 경상도에서 자란 탓인지, 어렸을 때 '울면 뭐가 낫냐'는 말을 부모님께 많이 들었지만, 저는 이 말에 지금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단 저는 눈물이 많은 편이고, 눈물은 서러움을 달래는 효과도 있으니까요. 다만 나를 달래주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이 서러움 세포를 잠재워야 합니다. 뇌의 자장가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재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러움 세포를 잠재우는 방법은 거울을 비추면 됩니다. 노력을 과장하고 있지는 않은 지 살펴보고, 내 처지를 더 슬프게 만들기 위해 과거의 행동까지 볼 필요는 없죠. 하지만 이렇게 해도, 이미 터진 눈물은 멈추기가 힘듭니다. 그럴 때는, 눈물을 내버려 둡니다. '서러움 세포'를 잠재웠지만 깨어난 눈물 세포를 멈추는 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사실, 서러움 세포는 자기를 깨운 사람이나 상황과 조금 떨어져 있지 않으면 푹 잠에 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서운한 사람과, 서운함을 만든 행동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까 자신을 멀리서 지켜본 걸로 재우지 못했다면 말이죠. 서러움음 예민합니다. 그래도, 서럽더라도 털어버리고 모두가 서럽지 않은 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