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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월 문 Feb 25. 2024

쏘지 않은 슛을 걱정 마세요.

EP 3. 현재에 관하여

요즘 볼 것이 많지 않은 넷플릭스를 해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라는 작품이 있어섭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농구 선수로서의 삶을 밀착 취재한 10부작 다큐멘터리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농구’의 역대급 선수의 이야기라 즐기면서도, 그가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까지 엿볼 수 있어서 ‘사는 게 힘들 때’ 면 다시 틀어봅니다.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왜 아직도 쏘지도 않은 슛을 걱정하지?” <라스트 댄스>의 마지막 편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마이클 조던의 재능은 놀라운 점프력, 가공할 만한 속도, NBA 선수도 따라올 수 없는 득점력도 아니었다는 거죠. 조던의 재능은 ‘현재에 충실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재능 있는 여러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걱정 때문에 무너질 때, 조던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정신을 뺏기지 않았습니다.


일단 쏩시다. 최선을 다했다면.


실제 농구를 해보면, ‘실패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은 재능이라고 불릴만합니다. 동호인 농구에선 슛이 두 번 연속 들어가지 않는다면, 함께 뛰는 동료의 눈치를 자연히 보게 됩니다. (저만 그럴지도 모르죠) 스스로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하물며 프로에선 감독의 따가운 눈초리, 팬들의 날 선 비난까지 감내해야겠죠. 


당시 전 세계 운동선수 가운데 가장 주목받았던 조던은 말할 것도 없죠. 그럼에도 그의 재능인지, 노력인지 모를 ‘현재에 충실한 재능’은 농구 인생 내내 위력을 발휘합니다. 전날 저조한 야투율을 기록해도, 다음날 이름값을 하는 원동력입니다.


잘은 되지 않지만, 농구를 할 때도 조던의 마음가짐을 하고 뛸 때가 제일 만족스럽습니다. 슛을 실패해도 크게 개의치 않을 때, 슛을 넣기 위해 노력하지만 들어가길 기대하지 않을 때가 그렇습니다. 마음도 편하고 잘 들어갑니다. 


편한 사람들과 함께 뛰면 나오는 이런 ‘바이브’가  불편한 사람과 뛸 때도 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농구가 아니더라도 일을 할 때도, 불편한 사람과 무언가를 함께 해나가야 할 때도 많으니까요. 참고로 오늘 농구는 망쳤습니다. 슛(목표)을 넣기 위해선 일단 던져야 하고, 슛(목표)을 쏘기 직전엔 들어갈지 말지 걱정하지 말자. 이 말의 반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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