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건 당연히 ‘스윙’이겠죠. 그런데, 스윙만큼 초보자가 많이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자책입니다. 형태는 다양합니다. 한숨이 가장 기본이죠. 악!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조용히 고개를 떨구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프로 테니스 경기를 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스스로도 자책을 많이 하는 편이었습니다. 승부욕이 강한 편입니다. 코트 저 뒤편에 있다가 네트 앞에 공이 떨어지면 일단 전력을 다해 달리고 봅니다. (일을 이렇게 했다면 좋을 텐데요) 학창 시절 50m를 6초대로 주파한 스피드는 지금은 끌어낼 수 없지만 그래도 힘껏 달립니다. 끝내 안 닿겠다 싶으면, 라켓을 던져서라도 받아내려고 하죠. 묘한 승부욕에 같은 팀도, 상대 팀도 웃고 맙니다.
고2때는 50m 6초대였는데...
테니스의 스윙만큼 이렇게 보면, 자책도 자연스러운 행동일 겁니다. 그만큼 간절할 많고, 간절함이란 무거운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그저 잘하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스포츠는 인간의 행동을 더 극적으로 드러내는 활동이죠.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허다한 실망처럼 테니스에선 더 많이, 더 빠르게 표현될 뿐일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초보자일수록 실수가 많고, 더 많은 아쉬움이 뒤따르곤 하죠.
처음 시작하는 사람일수록 자책이 자연스러워도, 자책한 행동은 되돌릴 수 없다고 더 다짐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야 초보 티를 조금이나마 벗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랬을까’ 후회만 하면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한숨에 이끌려, 비명에 발목 잡혀 넘어지기 일쑤니까요. 무엇보다 이 글을 쓰면서 숱하게 두드린 ‘백스페이스(backspace)’는 운동에도 인생에도 없으니까.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놓더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