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가면 기분이 좋습니다. 언제 가도 뿌듯합니다. 날씨가 따뜻한 아침에 가면 햇살을 맞으면서 팔을 단련하면 마음도 충만해지는 듯합니다. 퇴근한 뒤 저녁에 가면 열심히 운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더합니다. 주말 오전에 운동은 한 주의 찌뿌둥함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머리가 살짝 둔할 때가 있죠. 그럴 때 처방전은 헬스장에 있습니다.
헬스는 몸을 키우는 운동만은 아닙니다. 마음 근육도 함께 키워줍니다. 요가와 마찬가지죠. 요가와의 차이는 '잡생각'이 더 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가를 할 때는 최대 20분 사이까진 마치 꿈을 꾸듯 오만가지 상념이 스쳐 지나갑니다. 헬스를 할 때는 숫자를 세야 합니다. 안 그러면, 평소보다 더 힘들 거든요. 특히 무게를 늘리고 싶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몸이 커지는 과정은 근육에 무거운 무게란 스트레스를 주고 회복되면서 커집니다. 무게가 아닌 '그냥 스트레스'가 마음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까닭입니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 같은 스트레스는 고통스럽지만 무게를 늘릴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평소엔 부상당하는 걸 두려워하거나 싫어해서 속된 말로 무게를 '안 치는' 편입니다. 그런데 큰 스트레스를 받을 땐 다릅니다.
스트레스를 준 대상을 바벨이나 덤벨 위에 떠올리면서 없던 힘이 생깁니다. 입사 후 제 몸은 크게 세 차례 커졌습니다.
부정적인 일이 생기잖아. 만약에 누가 봐도 열사람 붙잡고 물어봐도 객관적으로 나쁜 일이야. 그걸 어떻게든 거기서 작은 부분이라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서 그걸 그냥 좋은 일로 나 스스로 만드는 습관을 훈련을 많이 했거든. 그게 너무 많이 도움 돼
존경해서 만나보고 싶은 인물 가운데 이순신과 함께 늘 거론하는 김종국 형이 한 말입니다. 그는 "손을 다쳤잖아. 이거 운동 못하면 어떡하지. 아냐 그동안 싫어했던 하체를 하면 되잖아"는 말도 덧붙입니다. 헬스 하면서 깨달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봐도 부정적인 스트레스도 헬스장에서 무게를 들어 올리면서 풀어내면,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동전의 앞뒷면을 뒤집는 건 동전이 아닌 제 손입니다.
주변에서 어떻게 헬스를 매일같이 가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무게를 올려 털어낸 경험과 머리가 아플 때, 땀을 내고 나아진 기억이 원동력이 됩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힘겨운 일도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린다면, 마치 뇌에 초콜릿처럼 먹인 듯 긍정의 도파민이 뿜어나고, 다시 뇌가 '헬스장으로 가자' 외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