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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휘 Aug 28. 2024

불안에게 말을 걸다

(2) 메밀묵 

메밀묵     


     

잔잔한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는 밤,

나의 마음속 불안은 조용히 눈을 뜬다.

흐릿한 달빛 아래 그림자가 길어지듯,

머릿속 걱정은 끝없이 뻗어나간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메밀묵의 차가운 감촉,

부드럽게 씹히는 소리가 마음을 뒤흔든다.

한 조각, 또 한 조각,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요한 밤의 정적 속에서 더욱 또렷해진다.  

   

바람이 불면 마음도 흔들리고,

작은 소리에 심장은 뛰어오른다.

어둠 속에 숨은 두려움이 나를 찾아와,

잊으려 애써도, 잠들지 못한다.    

 

메밀묵의 쓴맛이 입안을 감돌고,

눈앞에 보이지 않는 불안의 그림자는 짙어진다.


불안은 항상 그렇게,

나를 따라다니며 말을 건넨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밤도 곧 지나가리라는 것을.


불안이 아무리 짙게 나를 감싸도,

새벽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메밀묵을 씹으며, 나는 조용히 기다린다.


불안 속에서 나를 찾는 그 순간을,

어둠 속에서 빛이 되어줄 새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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