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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휘 Sep 02. 2024

불안에게 말을 걸다.

(5) 안경 닦이

안경 닦이      

가져 나오지 못했다.


안경을 쓰고 나오지 못한 날

다음으로 불안한 날은

안경 닦이를 가져오지 못한 날이다. 

    

안경에 먼지가 많으면, 괜히

답답하기도 하고, 불안하다.

투명한 시야를 가로막는 작은 먼지,

마음속 불안의 조각들이 안경에 앉는다.   

  

세상이 흐릿해지고, 모일 것이 불확실해진다.

맑고 투명한 시선이 사라지면,

내 마음속 두려움은 더욱 짙어진다.


안경을 닦아내지 못한 채,

눈앞의 불안함을 마주한다.  

   

안경 닦이를 찾지 못한 손끝에선

마음의 무게가 더욱 느껴진다.


작은 천 조각 하나에 담긴 안정감이

그토록 소중할지 몰랐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내 삶도 이 안경처럼 때때로 흐려지고,

작은 불안들이 시야를 가릴 때가 있다.


하지만 안경 닦이가 있으면,

그 작은 먼지들을 닦아낼 수 있듯이,

나의 불안도 그렇게 씻어낼 수 있을까? 

    

안경 닦이를 가져오지 못한 오늘,

나는 그저 흐릿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내일은, 그 작은 천 조각을 잊지 않으리라.

불안을 닦아내고, 맑은 시야로

다시 세상을 마주할 준비를 할 것이다.

     

가져 나오지 못한 안경 닦이가

오늘의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이 작은 불편함도 결국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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