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의 육아법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의 다리에 밴드가 붙어있다. 놀다가 실내 나무장식에 긁혀서 피가 났단다.
"그래, 놀다보면 다칠 수도 있지.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냐,괜찮아."
아이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놀이터로 달려간다. 근데 1분도 안되어 다시 돌아온다.
"엄마~밴드가 자꾸 떨어져~"
보니까 밴드가 덜렁덜렁~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집에 와서 연고를 다시 발라주고 새 밴드를 붙여준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놀이터에서와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된다.
이상하네~왜 자꾸 떨어지지? 다시 힘주어 꾹 눌러 붙이려니 아이가 아프다고 울상이다.
"연고를 상처부위에 바르고 밴드 붙이니까 그렇지."
보다 못한 남편이 나선다.
응? 그럼 안되는 거였어? 난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는데?
의아해하는 나에게 남편이 보란듯 시범을 보인다.
남편은 밴드에다가 직접 연고를 짜서 그걸 아이의 상처부위에 갖다붙였다.
"봐, 이렇게 밴드에다가 연고를 먼저 발라주면 접착이 잘돼서 안떨어져"
그날밤 남편이 붙인 밴드는 아이의 밤샘 뒤척임에도 아침까지 멀쩡히 아이의 다리에 착 붙어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내가 밴드를 붙였을 땐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아이의 몸에서 떨어져나와 이불 어딘가에서 발견되곤 했는데...
단지 연고를 상처부위가 아닌 밴드에다가 발랐을 뿐인데... 작지만 큰 차이요, 새삼스런 발견이다.
이렇게 또 남편한테 한 수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