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 버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나 혼자 산다' 이소라 편을 봤을 때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저 넓은 거실에 소파, 테이블, 의자, 스피커뿐이고
슈퍼모델이라 방 한가득 옷과 신발, 액세서리가 가득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옷이 없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난 20년 동안 '자기에게 꼭 맞고 어울리는 옷과 물건만 남겨둔 결과'란다.
무엇이 자기에게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지를 아는 것도 대단하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너무나 심플한 그녀의 일상생활.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식사하고 운동하고, 산책하고, 외출해서 비즈니스 미팅하고
귀가해서 저녁해 먹고 또 운동하고...
아마 제작진이 '뭐 더 하시는 거 없나요?'라고 묻지 않았으면 더 심플하지 않았을까?
슈퍼모델로서 그녀가 지금도 20대 못잖은 탄력과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는 모습도 대단했다.
아침저녁으로 빼놓지 않고 운동하는 것과 몸에 좋은 식재료로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비결.
힘들지 않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전혀요~' 라며 숨 쉬는 것만큼 익숙한 습관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던지!
이소라의 삶은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이상적인 삶은 단순히 '싱글 라이프'가 아니라
자신의 소유물을 최소화하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단순하고 균형 잡힌 삶이다.
자신에게 집중함으로써 스스로를 사랑하며 주체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삶이다.
그런 삶이야말로 진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다.
성공한 사람들 대다수는 이런 삶의 법칙을 일찌감치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버브 뮤직 그룹' 회장인 데이비드 포스터도 그렇다.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그의 새해 결심 메모를 본 순간 나는 그의 성공 비결을 간파할 수 있었다.
* Go to the gym (운동하기)
* Turn off the TV (TV 끄기)
* PLAY MORE MUSIC (음악 더 많이 하기 -이 부분은 특별히 붉은 대문자로 강조했다)
* Save money (저축하기)
* Go on a trip (여행하기)
* Drink more water (물 더 마시기)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전세기를 타고 전 세계를 돌며 음악 투어를 하고,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셀러브리티들과
어울리고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은 풍광 좋은 리조트에서 요트를 타고... 정말 화려하고 멋지게 산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 그는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운동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TV를 끄고 음악에 집중하고, 음악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 여행하고...
그의 단순하고 기본적인 삶의 계획엔 분명 'Have more time with family' 같은 항목도 있지 않을까?
단순하게 사는 것은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해준다.
삶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삶에서 중요한 목적을 깨닫게 되면 그 목적을 위해 살고 싶어 진다.
나 역시도 그렇다.
이소라나 데이비드 포스터처럼 유명해지고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나의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가지치기하고 진짜 중요한 본질만을 남기고 싶다.
기본에 충실한 삶, 삶의 중요한 목표를 알고 실천하는 인간으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첫 번째 단계로 이소라처럼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만을 남기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앞으로 100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100가지 물건을 버리는 프로젝트다.
물건에 담긴 나의 은밀한 (?), 그리고 지저분한 삶이 노출되는 건 창피하지만
나는 의지박약, 작심삼일형 인간이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내년 2~3월쯤엔 이사도 가야 한다. 어차피 집을 줄여서 가는 이사라 짐 정리가 필수다.
때마침 잘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