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 버리기 프로젝트
어떤 물건을 먼저 버릴까? 답은 쉽다. 안 쓰는 물건, 필요하지 않은 물건부터 버리는 거다.
안 쓰는 물건이 곧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다. 나는 그 기준을 '지난 1년 동안 썼느냐, 안 썼느냐'로 잡고 있다.
하지만 막상 물건을 보자니, 지난 1년 동안 안 썼어도 앞으로 언젠가는 쓸 것만 같다.
멀쩡한데 버리기 아깝다. 중고나라에 팔면 돈이 될 것도 같다.
시작도 하기 전에 내 의지를 무너뜨리는 유혹이 내면에서 소용돌이친다.
그래서 일단은 정말 없애야만 하는 물건들을 리스트업 하기로 했다.
(이렇게 메모지에 손을 놀려서 쓰다 보면 생각보다 생각이 잘 정리된다)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니 대략 15개가 넘는 물건들이 추려졌다.
이것들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버리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만약 안 쓰는 물건, 필요하지 않은 물건에 대한 기준도 잡지 못했고, 버릴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면
기준을 좀 더 구체화시켜서 적는 걸 추천한다.
내가 생각한 우선 기준은 '건강을 해칠 만한 물건'이다.
유통기한이 지나서 사용하면 위험한 약이나 화장품, 비위생적인 주방용품 등이 대표적.
찢어져서 먼지가 많이 묻는 아이 매트부터 과감히 돌돌 말아서 테이핑하고
곰팡이가 잔뜩 핀 대나무 채반, 유통기한이 지난 약(참고로, 약을 버릴 땐 약국에 가서 버려야 한다)과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음식물을 우선적으로 버렸다.
'나중에 버려야지' 하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뤘던 나의 게으름까지도 함께.
그렇게 버리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아! 왜 내가 이런 쓸데없는 물건들을 그동안 끼고 살았을까?
겨우 네댓 가지의 물건을 버리는데 어떤 물건은 한 달, 어떤 물건은 1년이 넘게 걸렸다.
마음만 먹으면 진즉 쉽게 정리할 수 있었는데 무거운 엉덩이와 뒤로 미루는 습관, 게으름 때문에
그동안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건들을 집안 곳곳에 '버려두고' 살았던 거다.
이제 인정한다. 그동안 우리 집은 쓰레기장이었다.
아직도 버릴 물건들 천지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물건 하나를 버릴 수 있게 되면 10개, 100개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그만큼 게으름도 버려진다. 그래서 물건을 버리는 건 나의 게으름과 작별하는 첫 단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