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진행 중
상상해 봅니다.
수영장, 영화관, 피트니스 룸을 갖춘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수백 평대의 으리으리한 건물을. 모든 것이 넘칠 만큼 많아서 누리기만 하면 되는 곳. 가끔 매체에 소개되는 유명인 누구누구의 집들.
내겐 현생에 주어지지 않을 것들이니 그저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상상의 와중에 작은 노력들을 더해봅니다.
혹시 저승에 있는 곳간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 옛이야기입니다. 욕심 많고 이기적인 박서방이 잘못 찾아온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에 갔다가 얼굴하나 겨우 들이밀만한 볼품없이 작은 자신의 곳간을 보고 화들짝 놀랍니다. 크기가 제각각인 수많은 곳간들 중에서 옆집 사는 이서방의 대궐 같은 큰 곳간을 보고는 더 놀라지요. 이승으로 돌아올 노자도 없어 옆집 곳간에서 빌려 돌아온 박서방은 깨달음을 얻고 다른 사람이 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전형적인 이야기지요?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승으로 돌아온 뒤의 박서방의 생활태도입니다.
현생에서 베푼 만큼 저승에 있는 곳간의 크기가 커지고 넓어지니 주위에 베푸려고 노력하지요. 그 노력의 결과 도움 받은 주위 사람들의 생활이 편안해지고 박서방에 대한 칭찬이 담장을 넘실넘실 넘어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는데 나는 그 뒷이야기가 보이는 것 같아서 읽을 때마다 미소가 지어집니다.
굼실굼실 넘어온 칭찬의 소리는 박서방의 저승곳간만 키웠을까요?
칭찬 하나에 마음 한 톨. 정비례하며 마음이 자라났을 겁니다. 인색하여 칭찬들을 일 없이 헛헛했던 마음이 몽글몽글 채워지는 느낌에 박서방은 발을 동동 굴렀을지도 모르지요. 경험한 적 없는 기쁨이니까요.
좋은 건 어떻게 하지요? 반복합니다.
남을 돕고 칭찬과 인정을 받고 마음밭이 넓어지고 보너스로 저승곳간도 커지고.
저승곳간을 키우기 위한 행동이 결국 현생에서 박서방의 삶을 바꾸게 되겠지요. 더 풍성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결과적으로 박서방은 행복해졌을겁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내 저승곳간은 얼마나 클까? 초가집? 기와집? 아니면 대궐?
사실 박서방보다 쪼끔 더 나을 것 같은 정도라서 곳간을 키우기 위한 나름의 목표를 세워봅니다. 목표는 높게.
나의 저승곳간은 글 위에서 상상한 으리으리한 저택이길.
그러려면 매일의 일상에서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하냐고요?
그저 별것 아닌 것들을 꾸준히 합니다.
작은 기부를 하거나 넉넉하게 들어온 음식과 물품을 이웃과 나눕니다. 마주치는 가족과 이웃에게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누고 상대방의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들어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칭찬해 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심과 인정의 레이더를 높게 세우지요.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여 지금 나의 하루가 풍요로워지고 결국 내 저승곳간도 점점 넓어질겁니다. 이렇게 키우고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저승에 으리으리한 저택이 완성되어 있겠지요.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기 위해, 나는 오늘도 저승곳간을 채워갑니다. 부지런히.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