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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욱 May 14. 2016

유럽농업연수 9일차

독일 포도주마을과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하다

연수일정의 마지막날이다. 유럽에서의 10일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흘렀갔다. 빡빡한 연수일정에 어제 어느 곳을 갔는지조차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여러 곳의 농업, 문화탐방을 거치며 독일과 오스트리가 어떤 나라인가를 느낄수 있었다. 


마지막 일정은 칼스루에 숙소에서 라인스바일러 포도주 마을과 하이델베르크를 거쳐 유럽여행의 관문인 프랑크푸르트공항으로 향했다. 독일여행을 하며 무한대로 펼쳐진 초지와 유채밭을 제외하고 대단지로 재배되는 것은 맥주의 원료인 홉단지가 거의 유일했는데 연수 종반부에 어마어마하게 펼쳐진 포도밭을 마주하게 되었다. 마침 지도를 확인하니 이 마을은 포도와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프랑스에 인접해있었다. 


<라인스바일러 농가민박>


라인스바일러에서는 80프로가 백포도를 생산하며 기계수확을 하고 있었다. 기계 1대가 사람 100명이 수확하는 능력이라고 하지만 사람 수확시는 훨씬 비싼 가격에 포도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기계는 아직 좋은 포도와 아닌 포도를 걸러낼 수 있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독일 대개의 농부들은 목축을 하며 우유, 치즈를 생산하거나 육류, 가공하여 소시지등을 생산하는 것 외에도 축산분뇨를 활용하여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여 정부에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여기에 보조금 까지 덧붙여 진다. 


목축을 하지 않는 이 마을엔 포도농부에게 와인양조권리를 줌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케 한다.  주세 뿐 아니라 모든 세금이 굉장히 높은 독일 사회에서 농부는 포도주 제조 200리터까지 면세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포도농가는 줄어들고 있다. 독일 어느 농가든 민박도 겸하는 편인데 오늘 방문한 슈트빙어가는 민박평가에서 별 4개로 우수를 받았는데 이는 호텔 별 5개보다 높게 여긴다고. 전통, 위생등 다양한 기준으로 민박평가를 한다고 한다. 


슈트빙어 포도주농가는 마이스터로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3명이 15헥터를 관리하고 있었다(10헥터가 포도, 나머지 사과). 포도주는 모두 14만리터 생산하는데 헥터당 만 리터 생산하는 샘이다. 요즘 와인은 오크통이 아니라 스테인레스에 보관하는데 온도조절, 청소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품종별, 연도별로 보관통이 많이 있고 독일 공업도시인 루르지방등에 직접 배달할 정도로 별도의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 매장판매는 60프로, 마트판매는 안한다고 한다.


<독일산 포도주 시음, 제조법 설명>


작은 동네에 420명이 사는데 연 숙박인원은 25,000명으로 옛날엔 7만명까지 왔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이제 와인시음을 할 차례다. 쇼이레베 백포도주를 입에 넣고 살살 혀로 굴려 보았는데 달달한데다 향이 기가 막혔다. 


슈트빙어 농가에서 샴페인 제조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는데 손이 보통가는게 아니었다. 

*샴페인 제조법
효모부터 다름. 효모는 탄산 가스가 만들어짐. 병에 효모를 넣고 최소 9개월 숙성. 병을 거꾸로 넣어 보관하여 7일 동안 두면 병윗쪽으로 효모덩어리가 올라감. 매일 병 방향을 3주동안 돌린후 더 경사지게 4주간 보관하면 걸쭉한 효모가 병앞으로 모임. 목부분을 차가운데 두면 효모가 얼고 병을 따면 추출됨. 이제 샴팡지방에서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쓸수 있음. 샴페인병은 압력을 분산하기위해 병밑이 들어가있음.

독일 포도주의 품질기준은 5가지로 와우스레베, 슈페테레베등 고급와인은 달아서 후식으로 먹는다고. 

타펠와인(식사용, 막걸리수준)
퀄리티와인(국가인증)
카비네트와인(마주앙)
슈페테레베와인(늦게딴 와인)
와우스레베와인(골라딴 와인)

와인 3잔을 시음하고 나니 얼굴이 빨개진 채로 하이델베르크로 향했다. 연수 마지막날 추억을 만들어 주려는듯 비가 제법 왔다. 고성과 대학이 유명한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별도의 정문이 있지 않고 시내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한다. 중앙교회에서 레일차를 타고 고성에 올랐다. 독일은 산중턱 경사지에 오래된 성이 많은데 전쟁시 방어에 능하여 많이 지었다고 한다. 가이드인 김미란 선생님이 하이델베르크성의 정원에 있는 하루만에 지어진 문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성주의 아내 생일 선물로 산책길에 조성된 그 문은 403년이나 되었다고. 


<하이델베르크성 정원의 작은 문, 당시 성주의 아내 선물로 하루만에 지어졌다고 한다> 


성안에서 고딕, 르네상스, 바로코 로코코양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건물이 있었다. 르네상스 건물은 화재로 인해 일부 소실되었음에도 역사의 기록이기에 그냥 두었다고 한다. 신교와 구교의 갈등, 전쟁등으로 인해 수 많은 건물이 지어지고 부서지고 또 복원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전통을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와 중지가 모아져 지금에 이르고 있고 이는 하이델베르크가 독일의 대표적인 여행지가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건물 지하엔 어마어마한 포도주통이 있는데 한통에 무려 17만리터를 담을수 있는 목재 포도주통이 있었고 참나무만 130그루가 들었다고 한다. 포도주통을 지키던 '페케오'라는 술통지기는 전쟁통에서 이 술통을 지켜내어 아직까지 칭송을 받고 있다. 당시엔 농민들의 피땀과 눈물로 만든 역사문화 유산이지만 이것이 후손에게는 자랑스런 전통이자 역사사료로 남아 전 세계인이 독일로 오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페케오가 지금도 살아있을 것같은 어마어마한 와인통>


비오는 하이델베르크에서 한식을 맛있게 먹고 이제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10일 동안 하루 평균 2곳의 농업연수와 문화탐방, 전체 일정중 2번의 전체 간담회와 조별 간담회, 버스 이동하며 듣게 되는 다양한 독일, 오스트리아 이야기와 자유로운 평가를 뒤로 하고 이제 우린 한국으로 떠난다.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독일, 오스트리아를 누비며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낄수 있었다. 농업농촌외에도 왜 독일사회는 행복하고 또 지속적으로 성장하는지, 어떻게 전범국가에서 유럽공동체를 이끄는 리더가 되었는지, 어떻게 통일이후에 사회통합을 무난하게 이루었고 또 지금은 난민들까지 포용하면서도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내는지.. 무엇보다도 소박하면서도 저녁이 있는 삶을 어떻게 지켜내고 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면 함께 연수했던 좋은 분들과 의견도 자주 나누고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아야 겠다. 당장에 연수에서 느낀 점을 정리하여 주위분들과 많이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연수가 유럽농업에 대해 궁금했던 분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연수는 대산농촌재단의 해외농업연수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며 매년 2회 진행됩니다. 연수가 궁금하신 분들은 대산농촌재단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거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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