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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Oct 28. 2023

매일 하면 좋다는 운동이 뭐그리 많은지

하루 5분, 10분, 무슨 운동부터 해야 할지  

지방 사택에서 홀로 지내는 모 팀장이 내게 물었다. 40대 중간관리자 여성. 가족은 수도권에 있으니 혼자 쓰는 사택이 호화 주택처럼 더 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의가 많아 몸이 아파도 운동학원을 끊을 수가 없었다. 유튜브를 보자니 상대는 좋다는데 나와 결이 꼭 맞지도 않다. 내가 아픈 곳을 화면에서 튀어나와 맞춤형으로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닌데 동작마저 썩 와닿진 않다. 뭐그리 하루 3분, 5분, 10분, 15분... 이거 하면 좋다는 운동이 많은지. 월미도에서 조개구이집들이 서로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맛있게 싸게 해준다고 손을 내미는 것만 같다. 가뜩이나 퇴근하면 의지 부리기도 힘든데. 내가 직접 내 손을 잡으리라는 마음으로 운동습관을 위해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내게 물은 것.


내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운동 습관이 자리 잡히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건가. 내 사례, 현재 진행형을 그대로 밝혔다. 이렇게. 함께 대화할 시간도 부족하고 시범을 보여줄 수도 없어 동영상은 카톡이 배송해 주었다.






운동 습관에 필요한 키워드로 세 가지 관점을 봐요.

1.반대급부   2.접근성   3.케미


1. 나의 일상과 '반대급부'를 찾아 보세요.

그럴라면 나의 일상과 모습부터 알아야겠죠? 운동의 가장 기본은 '너 자신을 알라'인데요. 나를 제대로 알아아 그에 맞는 '수정'이나 '강화' 전략이 서니까요. 제 사례를 말씀드려 볼께요.


전 하루 12시간 컴퓨터 앞에 앉은 자세에요.







그렇다고 반대인 동작만 해서는 안 되요. 오래 취한 자세는 그대로 굳은 상태라 구부리고 펴는 걸 동시에 해 주어야 하죠. 그래서 하는 운동이  '암 오프닝'이에요. 우먼센스에서도 소개한 동작이죠.


옆으로 누워 아래팔은 접은 무릎 잡고 위팔은 9시, 12시, 3시, 6시 방향으로 어깨 관절을 돌리는 동작이에요. 어깨, 경추, 흉추도 동시에 회전하니 낮생활의 자세가 모조리 해소된다 보시면 됩니다. 물레방아 돌아가듯이 '아~ 아이고~' 추임새가 절로 나오는 시원걸쭉한 동작이죠.    




2. 시공간 제한 없이 접근성 좋은 운동이요.


운동 습관은 곧 환경 설정이죠. 처음 시작하기가 가장 어렵지, 막상 시작하면 5분으로 끝내기가 더 어려워지는 걸 몸소깨달으실 겁니다. 운동을 하루 10분 별도로 빼서 해도 좋고 일상 생활에 녹여서 해도 좋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자고 일어나는 순간까지 근육과 관절을 숨결처럼 느끼는데요. 수면의 질을 위해 이부자리에 누울 땐 롤다운으로 척추 분절 하나하나 잘 펴서 코어로 눕고요. 아침에 눈 떠서는 무릎을 가슴팍과 겨드랑이까지 접어 고관절을 내회전 외회전까지 시원하게 마치고 두 발 땅에 딛자마자 척추를 옆으로 기울여 기지개를 켭니다. 정수기 앞에 가서는 물 한 잔 원샷 할 때 척추 회전하고요. 목욕탕은 그야말로 휘트니스 센터죠. 머리는 스쿼트로 감고 물기 닦을 땐 수건으로 어깨 운동, 옷 입을 땐 한 다리로 중둔근을 자극하죠. 이 닦을 때 하체를 자극 시키는 건 상체도 좋아할 일이죠.


방문 들어갈 때 머리 위 턱걸이가 눈에 밟혀 괜히 한 개씩 하고 화장대 옆에 내 몸 하나 뉘일 공간을 보면 푸시업 한 개를 하고... 굳이 계획하거나 애쓰지 않아도 AI가 되요. 전철로 사무실까지 1시간 출근하는 동안에는 어떻겠습니까. 아우, 5분, 10분이 뭡니까. 합치면 수 십분, 몇 년을 이 짓하면 태산은 고사하고 앞산 정도는?




3. 내 성향에 맞는 보상(시원함, 짜릿함, 성취감) 운동이요.


이거 조차 '나 자신을 알라'가 전제죠. '미처 생각지 못한 걸 알게 되었을 때, 전에 안 되던 게 기대 없이 스르르 될 때 스릴을 느끼는 사람인데요. 운동이 그런 인간 만든 것 같기도 하네요. 다리찢기도, 등 뒤 합장도 모두 이 원리가 통한 결과물이니. 어깨처럼 고관절이 열릴 땐 '유레카'를 외쳤어요. 풀스쿼트(바닥까지 완전히 앉는 스쿼트)를 좋아하게 되었고요.


그 뒤로는 밀대에 걸레 끼워 닦지 않고 개구리 자세로 바닥을 기분좋게 닦고 있어요. 당연히 전 보다는 깔끔 떠는 사람이 되었죠.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우연찮게 끌리는 동작 있으면, 움직일 때 느낌과 감정에 파란 신호등이 켜지면 낼름 낚아해 보세요. 홈쇼핑 버튼 누르듯이 하면 저도 모르게 마음에 드는 동작이 쇼핑 목록에 차곡차곡 쌓인답니다.






질문에 답을 이렇게 주었지만 '내가 가장 아파하는 곳은 어디인가?', '내 정신을 빼앗은 곳은 어디인가?', '나도 모르게 한쪽 어깨를 들고 있지는 않는가?', '짝다리로 서 있는 건 아닌가?' 하며 내 몸에 노크를 수시로 해 보자. 내 주의를 끄는 운동이 최고의 운동이자 평생 동반자이다. 내가 성장하는 만큼 운동도 업데이트 되어 가는 과정, 그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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