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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Dec 08. 2023

인상 쓰지 말라는 소리

집중하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인상을 쓰느냐, 는 소리도 한 두 번이지

폴댄스 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강사는 새로운 동작을 설명하던 중이었다. 그러더니 내 옆 사람에게  

"00님, 인상 쓰면서 저 바라보지 마세요. 제가 뭘 잘못한 것처럼 무섭잖아요. 왜그리 심각하세요. 이 동작 어려운 거 아니에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수업이 끝난 후 00님이 내게 말했다. "전 그냥 설명에 심취한 건데 왜 그리 인상 쓰느냐고 하시니..." 수업은 끝이 났지만 '인상' 얘기는 끝나지 않았다.


회사에서도 컴퓨터 모니터 보며 빨리 처리 하려고 집중한 건데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기분 안 좋냐며 표정 왜 그러느냐는 소릴 이따금씩 해요.
처음에는 내가 몰입을 잘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자꾸 들으니 은근 스트레스에요.

                                        - 가끔 휴일에도 일하는 40대 후반 연구직 여성 -



나도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칠 때 깜짝깜짝 놀랬다. 평소 내 표정이 이랬나. 몇 년 전에는 직원이 내가 회의할 때 듣거나 말하는 장면을 몰카로 찍어 카톡으로 전송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슬프거나 우울할 때 사진 속 팀장님 보고 웃음을 되찾겠다며. 너 자신을 알라, 의 메시지였다. 때마침 준비된 습관이 있기에 솔루션을 제공한다. 


 




1. 얼굴 가운데 근육에 집중해 보세요.


얼굴 근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1) 눈위 / (2) 눈밑~입위/ (3) 입아래.. 상중하죠. 웃을 때는 가운데 근육이 주로 움직여요. 인상을 쓰거나 입이 삐죽 나올 땐 위와 아래 근육이 움직이고요. 웃을 땐 8개 근육, 찡그릴 땐 20개 근육이나 동원되죠. 또 웃을 때 미간 찌푸리기가 어렵듯 우리 몸 근육은 연합 해요. 위, 아래 근육이 자극될 때 내 마음상태는 어떠했는지 알아차려 보세요.


 

2. 니은 받침 단어를 내뱉어 보세요.



지은, 다은, 성은, 재은... 이 친구들 이름 부르다 알았어요. 니은 받침일 때 입꼬리가 올라간다는 것을. 매일 아침마다 날숨에 맞춰 니은 받침 단어를 말해요. 호흡이 다할 때까지 늘리면 결국 '은~~~'이 되는데요. 전 '근,는,든~흔'으로 ㄱ부터 ㅎ까지 해요. 14개라 14일이 지남을 알 수 있죠. 매일이래봤자 날숨시간 10초이상이에요. 발성 연습도 되고 복식 호흡도 되니 이래저래 입꼬리 올라갈 일이죠.



3. 입꼬리 올리고 말해 보세요.

© jccards, 출처 Unsplash


아이들이 부모를 잠깐 볼 땐 무표정이 많죠? 자녀들 얼핏 볼 때 스마트폰 보고 씨익 미소 지을 때가 있어요. 우리도 웃긴 추억 떠오를 때 '피식' 웃음 나오잖아요. 이 표정이 습관 되면 근육은 금세 적응해 근육의 형태변화가 일어나요. 무표정으로 말할 때와 입꼬리를 올리고 말할 때 목소리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요. 책 구절을 녹음해 들어보시면 바로 압니다. 표정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으실 거에요.




가뜩이나 노화로 얼굴 가운데 근육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팔자주름 부위다. 표정 하나만 바꾸어도 근육까지 살리는 셈이다. 팔자주름 펴지는 효과는 신체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 는 말은 달리 말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실제로 위 습관을 매일 실천하면서 우연히 맞닿은 행운도 많아졌다(추첨 통한 스벅 상품권 3개, 교촌치킨 1개 당첨!). 몸 중심부인 뱃살이든, 얼굴 중심부인 볼살이든 코어가 핵심이다.


출근길에 만나는 젊은 남성이 있다.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형체를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표정이 전해진다. 편의점에서 밝고 크게 인사하는 목소리만 들어도 입꼬리를 느낄 수 있다. 거울신경세포로 나 역시 걷는 내내 입꼬리를 유지한다. 


입꼬리 습관을 만들면서 가족에게도 미리 말해두었다. 혹여 심각하게 내게 말을 건네는데 내가 실실 웃으며 입꼬리가 올라가 있더라도 평소 표정이 그러려니 하고 말을 계속 이으라고. 표정 근육을 20개나 건드릴 것 없이 오늘은 딱 8개만 주름잡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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