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얼굴 보면 다들 뜨끔 하나 보다. 저마다 운동 얘기들을 하니. 고해소에서 고백성사를 받는 것마냥 마지막으로 운동한 때는 언제이며 무엇을 소홀히 했는지 낱낱이 고백한다. 지난 워크샵 회의에서 한 팀장을 만났다.
운동은 해야 되는데 시간은 없고 어디 가서 배우기도 귀찮고 기껏해야 출퇴근 계단인데 효과 좀 보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 아이 둘 키우며 공기관 다니는 40대 중반 여성 -
이번주 저녁 회식 세 번. 의자왕이 되는 시간이다. 이럴 땐 출퇴근 계단이 유일한 희망이자 한 줄기 빛이다. 작년 갈비뼈 골절로 운동금지령일 때 한 달간 '계단 오르기(11층)'로 근육을 연명 했다. 아니 뭐, 운동 하러 갈 의지가 불끈이더라도 의지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삶 아니던가.
그래서 평소 내 눈 앞에 계단이 보이면 보험 들어놓는 셈 치고 성심성의껏 즈려밟으십사, 솔루션을 제시했다.
출퇴근 전철역에 에스컬레이터 3번 등장
1. 올라갈 때는 상체 사선
'런지' 동작 아시죠? 상체를 대각선으로 기울이면 엉덩이 중둔근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가는데요. 계단을 그렇게 올라가시면 됩니다. 발바닥과 엉덩이 바깥쪽에 힘 실어 올라가요. 이왕이면 시선도 사선 앞 바라보고 '목~허리' 막대기처럼 일직선도 유지해 주세요. 이런 거 신경쓰다보면 1층에서 언제 다 올라가나, 하던 생각이 구름처럼 사라집니다.
2. 내려갈 때는 상체 일자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무릎에 안 좋다는 얘기 들어보셨을 텐데요. 무릎에 심각한 질환이 있지 않는 이상 오히려 잘만 내려가면 운동이 됩니다. 내려갈 때도 발목과 중둔근 힘 느끼며 천천히 내딛어요. 이 땐 정수리 천장쪽으로 척추를 곧게 펴요. 무릎이 땅에 닿을 때 '꽈당' 되지 않도록. 쿵쾅쿵쾅 아닌 끈~적하게 내려가세요. 무릎 구부릴 때 햄스트링도 자극되요. 필라테스 기구운동 중 '풋웍' 동작 원리에요.
3. 오르내릴 때 복부에 힘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모두 배에 힘을 주세요. 아랫배를 수축하면 복근에 복대 찬 느낌이고요. 복근이 자극되면 허리가 보호되죠. 몸통은 흔들림 없이 탄탄지면서 코어(명치 아래~고관절)에 힘이 들어가죠.몸통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팔다리 가동범위와 무게감이 달라져요. 골반은 살짝 오리궁뎅이인 중립 상태에서 복근에 힘 준 채로 '런지'와 '풋웍'을 하면 같은 동작에 왜 다른 차이가 나는지 아시겠죠?
질문 주신 분은 운동을 하도 안 해 필라테스 원데이 클래스 광고 뜨는 거에 현혹되던 참이었다. 미끼가 되어 지속성을 담보 한다면 순순히 원데이에 놓아줄 터였다. 허나, 그게 "먼데이?" 호기심에만 그친다면 "원데이"로 "에브리데이" 되는 계단운동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