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있는동물로 태어나 참 감사하다. 대뜸당연하고도 거창한 얘길 꺼내뜬금포지만. 몸 한 군데 어딘가 구속 한 번 받아야만 존재감을 느끼니 무심코 벌어지는 움직임에 그때서야 소중함을 느낀다.
노인복지관에 다니는 70대 후반 어르신이 팔을 들어올리기조차 힘든 통증이 있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니 이 말이 입버릇 되었다.
팔 하나만 들어올려도 소원이 없겠네
연세가 연세이니 만큼 어깨 관절 문제라 치료를 받았다. 이젠 팔이 올라간다. 복지관 에어로빅반에서 찌르기도 된다. 말버릇이 바뀌었다.
팔 하나 올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팔(어깨) 운동을 넘어 팔 하나 올리는 데 얼마나 많은 근육이 동원되는지를 꼭 전하고 싶었다. 팔을 앞뒤로 양쪽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이 톡톡히 자극받고 있음을.
* 근육 이름은 흔히 쓰리는 구용어로 표기
1. 팔을 앞으로 들 때
1) 삼각근(앞) anterior deltoid
2) 대흉근(쇄골) pectoralis major(clavicular head)
3) 오훼완근 coracobrachialis
4) 이두근 biceps brachi
어깨뼈와 팔뼈는 서로 연결되었는데요. 그래서 어깨뼈에 붙은 근육이 팔을 따라다니죠. 팔을 앞으로 내밀 때는 근육 네 개가 수축하며 자극되요. 스마트폰이든 키보드든 빨래를 널든 설거지를 하든 팔을 앞으로 내미는 일 천지인데요. 내밀 때마다 근육을 연상해 주세요.
그렇다고 한 자세를 오래 머무는 건 근육이 짧아져 타이트해지는데요. 아들래미가 독서실에서 오면 이두근과 대흉근, 오훼완근을 열심히 풀어준 이유죠. 다음 반대 움직임도 함께 염두해 주세요.
2. 팔을 뒤로 들 때
1) 삼각근(뒤) posterior deltoid
2) 큰원근 teres major
3) 광배근 lattissimus dorsi
4) 대흉근(흉골) pectoralis major(sternal head)
5) 삼두근 triceps
앞으로 팔을 들 때보다 더 많은 근육이 동원 되죠. 그것도 큼지막한 근육들이고요. 심지어 뒤에 붙은 근육 만이 아닌 앞의 가슴 근육까지 수축시키죠. 이리 주어진 게 많지만 무슨 미련에서인지 과거처럼 팔도 뒤로 보낼 일이 많이 없어요.
걸을 때 팔을 더 세차게 휘두르지 않는 이상. 앞으로 내민 팔, 어차피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니 그때 자극되는 이 근육 모양을 떠올려 주세요.
3. 팔을 옆으로 들고 내릴 때
< 들 때(벌릴 때) >
1) 극상근 supraspinatus
2) 삼각근 deltoid
< 내릴 때(오므릴 때) >
1) 광배근 lattissimus dorsi
2) 대원근 teres major
3) 대흉근 pectoralis major
4) 오훼완근 coracobrachialis
5) 극하근 infraspinatus
6) 삼두근 triceps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고작 2개 근육 뿐이라는 생각을 하실 텐데요. 이 '극상근' 하나가 열 자식 안 부러울 정도로 중요한 근육이죠. 팔을 들어올릴 수가 없다는 불만의 주범이 되곤 하니까요.극상근은 어깨뼈를 잡아주는 안정화 근육이에요. 노화와 직결되고 어깨뼈 안에서 팔뼈가 부드럽게 슬라이딩 하는데 윤활제와도 같죠.
벌린 팔이 제자리로 돌아올 땐 6개 근육이나 얻어 걸려요. 어릴 적 운동장에서 기준! 하면 양팔 벌려 자리잡던 게 생각나는데요. 무용수처럼 우아하게 양팔을 벌려 보세요.
팔을 들어올리면 앞에서 근육 4개가 끌어주고 뒤에서 근육 5개가 당겨주고 옆에서 근육 8개가 밀당을 한다. 근육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경근 자극이 꽤 된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 운동하다가 팔을 움직일 때 근육을 의식해 보자. 남 일에 의식 말고. 감사는 물론 운동효과까지 두둑히 챙긴다. 남이야 그러든지 말든지 내 몸은 더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