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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Feb 05. 2024

아침샤워가 좋은 이유

= 아침운동이 좋은 이유

2월이다. 직원 인사발령이 대대적으로 나는 시기. '대대적'이란 말에 우리 팀이 한 몫 했다. 우리 본부와 원주 본원 간에 인사발령이 대거 났다. 떠난 자와 남은 자가 반반. 직원들과 최후의 오찬을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새벽에 나가 통근버스를 타야 하니
머리를 밤에 감을지, 아침에 감을지도 고민이네요.  
직원들이 준 멋진 포장지(편지)


저도 원주로 출퇴근 하고 새벽 6시30분에 업무가 시작되었을 때 고민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아침을 택했죠. 독서모임은 출근 9시보다 더 빠른 7시30분임에도.


머리 감는 걸 샤워로 치고 이참에 (찬물)샤워아침에 하는 이유 전했다. 아르키메데스가 탕 속에서 '유레카'를 외쳤다면 난 샤워기 부여잡고 왜 아침마다 유레카를 외치는지를. 헬스를 매일 아침 6시에 했던 아침운동과도 맥은 같다.

© buco_balkanessi, 출처 Unsplash




1. 열감


찬물샤워를 하면 항상성 기전으로 몸에서 열감이 나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솟구치고요. 몸은 덥다 싶으면 땀을 내고 추우면 떨림으로 체온을 올리니까요. 교감신경이 존재감을 드러내죠.


부교감신경 도움으로 자야 할 시간에 찬물샤워를 하면 잠 드는 것도, 잠 자는 동안에도 수면에 방해가 되요(여러 책에서도 저의 수면 패턴 기록에서 나타난...).   


몸 내부에서 자체 발산하는 열감은 덥거나 갱년기로 인한 열과는 차원이 달라요. 기분 좋게 하루를 열어 줍니다. 마치 햇볕 쬘 때 나오는 힘 솟는 호르몬을 들쑤신 것마냥. 세로토닌, 옥시토신, 도파민들이 대거 출동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잡아먹는 느낌이에요.



2. 글감


북콘서트 등 글쓰기를 말할 때, 그것도 직장 다니면서 책쓰기를 말할 때 늘 목욕탕을 언급하죠. 움직임을 통한 운동신경과 물줄기에 얻어 맞은 감각신경으로 별별 생각이 떠오르거든요. 건져올린 글감은 포스트잇을 거쳐 글이 되고 책이 됐어요.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행동에 따른 뇌의 작용도 있지만 온 몸이 릴렉스되어 글감을 더욱 부추긴답니다(아직 겨울잠 자메모들이 수북).     


하루 스케줄과 일의 우선순위, 더 나은 방법의 아이디어, 해결되지 않은 과제에 대한 솔루션, 시간 절약을 위한 동선 등 쌀뜨물처럼 생각이 떠올라요. 저를 '몸 쓰고 글 쓰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이유죠. 몸 글, 몸으로 글!   



3. 예감


열감과 글감으로 몸과 뇌는 성분이 바뀌는데요. 변하면서 트는 싹이 바로 자신감이에요. 소소하더라도 새로움을 주고 싶고 도전하고 싶어지는 마음이죠. 생리적으로 몸이 달궈져 마음에 '열정'을 지핍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다 보니 잘 될 것만 같은 기대를 갖게 되고, 왠지 할 수 있겠다, 되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죠.


기대, 라는 플라시보 효과로 결과도 대부분 그렇게 일어나고요. 결과를 그렇게 해석하기도 하죠. 생각이 현상을 부른다는 걸 아침 물줄기를 통한 감정과 잠들기 전 감정을 비교하며 알게 되었어요.




8월에 애를 낳았다(20년 전). 땀으로 샤워 했어도 애 낳고 씻지 말라는 원칙을 수월하게 지킨 사람이다. 얼마든지 더러울 수 있는 기질. 그럼에도 열감, 글감, 예감을 한 몫 챙기니 도저히 안 씻을 수가 없다.


씻는 것도 내 맘대로 못 하나? 라며 찬물 끼얹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다. 전날밤 뜨끈뜨끈한 물로 명상하듯 씻는 걸 굳이 말리지는 않는다. 샤워와 운동 시간대는 생활리듬과 개취(개인 취향)이니까.


어쨌거나,

아침 찬물샤워 후 출근하는 지금 이순간 '열'나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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