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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Jun 03. 2020

어깨 너머 오십견에는

- 오십견(五十見) 문턱, 어깨에 참견 시점 -

세상이 무너져도 꼭 하는 동작이 있다. ‘오프닝’이다. 팔을 연다는 뜻인데 이거 하나만 하더라도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오프닝으로 진정한 ‘굳’ 모닝을 맞는다. 피자마저 여러 가지 맛이 어우러진 ‘어깨 피자’가 있다. 어깨는 통증을 떠나 옷맵시 측면에서도 남녀노소가 관심이 많다. 우리 몸에서 가장 자유롭게 360도 회전까지 가능한 곳이 팔이다. 팔에게 자유를 부여할 것이냐, 구속할 것이냐는 어깨하기에 달렸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란 말이 한때 붐이었다. ‘다모’ 드라마에서 이서진이 했던 명대사다. 사랑하는 사람, 하지원의 아픔을 보니 자신은 더 아프다는 게다. 드라마 볼 땐 감흥이 별로 없었다. 감흥은커녕 오히려 잘못 활용되기도 했다. 너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로. 운동 시작 후 내 아픔도 수그러들면서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이 찍어대는 장면이 생겼다.


집, 사무실, 길, 어디고 간에 사람들의 어깨가 내 눈 속을 파고들었다. 그야말로 어깨너머로 타인 어깨 보는 셈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들린 어깨, 굽은 어깨가 자꾸 눈에 밟힌다. 어깨가 ‘으쓱으쓱’ 하다가 ‘으’만 하고 끝난 상태다. 어깨가 고개를 대신해 수그려 인사하는 상태. 그들의 뒷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언덕배기처럼 불룩한 등이 눈에 아른거린다. ‘아프냐? 나도 아팠다.’가 내 눈을 조종한다.


이전 부서에서 함께 일한 부장님과 오랜만에 만나 식사한 적이 있었다. 부장님 어깨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를 말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 그날도 약속시간 전에 신경차단술을 계획하고 있었다. 회사 세면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팀장이 있다. 주말 끼고 대구(집)와 원주(사무실) 사이를 오가는 팀장이다. 같이 일한 적은 없지만 몸과 관련되면 낯가림도 사라져 “어디 아픈 곳은 없느냐”로 접근했다. 손 씻는 옆모습 보니 어깨와 허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어째 고르지가 못했다. 알고 보니 주말엔 병원 도수치료와 함께 했다고 한다.


내가 그러했듯 그들도 골반이 틀어져 있었다. 허리뼈도 온전치 못했다. 허리가 상대적으로 커서 그렇지 척추란 목부터 꼬리뼈까지를 말한다. 목과 어깨는 허리에 묻혀 관심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어깨는 골반과 허리문제로도 영향 받고 일상에서도 공격받는 곳이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어깨를 우린 무심하게 대한다. 어깨 하면 떠오르는 질병인 오십견은, 통증과 가동범위가 제한되는 질병이다. 주로 50대 나이에 나타나 붙여진 이름인데 더 이른 나이에도 발병한다고 한다. 관절운동 범위가 제한되니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불린다(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국가건강정보포털』)


흔히 들은 게 오십견이라 그렇지 석회화 염증이니 어깨충돌증후군이니 그밖에도 어깨 질병은 많다. 주변에서도 어깨 아파 병원 갔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헌데 통계상으로는 등과 무릎이 아파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훨씬 많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보면 상위 질병 10순위 안에 등통증과 무릎통증만 있다(2018년도). 이는 어깨는 아파도 참던지, 병원을 가더라도 건강보험 혜택 없이 자부담으로 진료를 받는다는 의미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데 계속 뭉치다간 죽겠다 할 곳이 바로 어깨다.       


100세 시대에 절반 이상을 얼어붙은 어깨(동결견)로 살다가는 마음까지 냉랭해질 듯싶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다(하단 박스 참조). 우선 일상에서의 자세는 이렇다. 누워 자는 시간 빼고는 대부분 좌식생활이다.  어깨는 자세에 민감하다. 어깨는 잘 지내다가도 움직임이 없으면 찌뿌둥함을 넘어 통증이 도로 기어 나온다. 평소 자세와 반대급부로 운동을 해야 한다. 직면한 상황에서도 반대급부인 양면성 자세를 취해야 일이 부드럽게 진행된다. 몸은 더하다.



 

장시간 앉은 자세에서 고개와 어깨는 앞으로 빠져 있다. 키보드를 피아노 치듯이 해 손등은 하늘을 향해 있다. 어깨를 지탱하는 날개뼈(견갑골)는 앞으로 쏠리거나 위로 들려 있다. "좌우로 정렬!"을 외치듯 견갑골을 앞뒤로, 위아래로 씰룩대는 운동을 한다. 셀프 도수치료라고나 할까. 견갑골은 등 양쪽으로 튀어나온 뼈다. 견갑골은 팔 가는대로 졸졸 따라다닌다(손을 반대쪽 견갑골에 가져다대고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 견갑골의 동태를 느낄 수 있다). 견갑골 관리는 오십견 보험 상품이다. 치킨마저 윙과 봉 맛이 따봉이다.


내 눈에 포착된 어깨 통증, 굽은 등을 보면 나도 같이 오그라든다. 마음이 몸으로 표출된다. 이래서 ‘동병상련’이라 하나보다.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동병상련.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끼리는 가족 같은 유대감을 느낀다는 연구가 있다. 원주민 춤처럼 같은 동작인 경우 유대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켈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3.집단적 즐거움, 100-101p).


세상이 무너져도 꼭 하는 동작이 있다. ‘오프닝’이다. 팔을 연다는 뜻인데 이거 하나만 하더라도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오프닝으로 진정한 ‘굳’ 모닝을 맞는다. 피자마저 여러 맛이 나란히 펼쳐진 ‘어깨 피자’가 있다. 어깨는 통증을 떠나 옷맵시 측면에서도 남녀노소가 관심이 많다. 우리 몸에서 가장 자유롭게 360도 회전까지 가능한 곳이 팔이다. 팔에게 자유를 부여할 것이냐, 구속할 것이냐는 어깨하기에 달렸다. 


모기 퇴치를 위해 모기가 혐오하는 향을 바르고 자는 것처럼 어깨 통증 퇴치를 위해 자기 전에 하는 동작이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한다. 어깨 운동을 함께 한다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이 ‘동운상희((同運相喜)’가 될 것 같다. 활짝 편 어깨로 함께 삶을 끌어안았음 좋겠다. 


내 나이도 어깨 너머 오십이다.

오십견(五十肩)으로 누군가의 어깨를 무겁게 하진 말자.

오십견(五十見)으로 어깨에 참견할 시점인 듯하다.


 

* 세상 사람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 퍼렐 윌리엄스의 'Happy' 뮤직비디오로 흥을 남겨 본다.

 

                    





< 견갑골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근력운동 >


견갑골이 위로 향하는 걸 거상, 아래로 향하는 걸 하상이라 한다.  견갑골부터 겨드랑이 아래까지 넓게 퍼진 근육을 ‘전거근’이라 한다. 전거근을 평소 잘 풀어줘야 어깨가 평온하다. 헬스장의 벤치를 대신해 폼롤러 위에 눕는다(머리 위가 남지 않도록). 양손바닥으로 세로로 세운 덤벨(아령) 윗부분을 잡는다. 잡은 손과 두 팔, 가슴이 원형이 된다.  양 팔 뻗어 머리 뒤로 넘겼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손바닥은 하늘을 향하고 견갑골은 위아래로 회전하며 전거근을 비롯한 등근육까지 모두 자극되니 일상에 반하는 자세가 된다.




< 견갑골을 앞뒤로 움직이는 근력운동 >


견갑골이 뒤로 향하는 걸 후인, 앞으로 향하는 걸 전인이라 한다. 플랭크 자세를 취한다. 바닥에 앞팔(전완근)과 양발가락을 대고 나무판자처럼 평평하게 유지한 자세가 플랭크다. 견갑골이 후인 된 상태에서 90도로 지탱하는 두 팔을 접는다. 반대로 견갑골이 전인이 되도록 두 팔을 밀어 등을 동그랗게 만다. 팔굽혀 펴기처럼 전완근 대신 손바닥으로 해도 된다. 손바닥이 몸을 지탱하긴 수월해도 손목이 그 사정을 허용해야 가능하다.


※ 평소 말린 어깨를 교정하기 위해 푸시업(팔굽혀 펴기) 할 때도 등 운동도 후인 상태를 유지하며 밀고 당긴다.    



< 견갑골을 360도 회전하는 오프닝스트레칭 >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두 무릎을 포개 접어 가슴 쪽으로 당긴다. 바닥에 닿은 팔은 포갠 무릎 위에 얹는다. 반대 팔은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3시 시계 방향을 찌르며 뻗는다. 팔을 12시 방향으로 이동시킨다. 손바닥을 뒤집어 하늘을 향하고 팔이 9시 방향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온다. 반대쪽 팔은 9시를 찌르고 3시를 거쳐 돌아오게 된다. 각각 10번씩 자기 전에 한다. 횟수를 더 늘리면 좋은데 왕창 하고 쉬는 날이 있느니 조금씩 매일 하는 편이 낫다. 호흡은 12시까지 갈 때 들이마시고 제자리로 돌아올 때 내쉰다.   




< 그늘진 손바닥 얼굴 드러내는 스트레칭 >


손은 키보드나 책상 위, 심지어 서거나 누운 자세까지 대부분 손등이 하늘을 향한다. 손바닥이 하늘구경 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시간이  날 때마다 손목 꺾는 스트레칭을 한다. 앉은 자세에서는 무릎 꿇고 양 팔을 앞으로 뻗어 손등은 바닥, 손바닥은 하늘을 향하되 손가락이 무릎과 마주보도록 손목을 꺾는다. 선 자세에서는 바닥 대신 반대쪽 손으로 손등을 눌러 손목을 꺾는다. 어깨 통증은 겨드랑이를 거쳐 위팔, 아래팔, 손바닥으로 이어진다. 음지에 있던 손바닥을 드러내면서 브레이크댄스 추듯이 손이 거꾸로 신호를 보내는 식이다.




< 어깨를 아래로 꾹꾹 누르는 스트레칭 >


아침에 일어나면 두 발바닥과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댄다. 두 손으로 엉금엉금 기어 발바닥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에서 멈춘다. 엉덩이는 하늘로 치켜들고 두 다리는 곧게 편다. 옆에서 보면 뾰족 산도 같고 네 발 달린 짐승도 같다. 숨을 내쉬며 어깨와 등을 아래로 꾹꾹 누른다.




< 하늘 향해 구부린 팔꿈치 누르는 스트레칭 >


운동 전 워밍업이나 기다리는 상황에서 하는 동작이다. 선 자세에서 팔을 하늘로 뻗는다. 팔꿈치를 머리 뒤에서 구부린다. 반대쪽 손으로 팔꿈치를 잡는다. 호흡을 내쉬면서 아래로 누른다. 고개는 뒤로 밀어 팔을 누른다. 배(코어)는 힘을 준다.



※ 너무 뻔한 동작이거나 그 외에도 어깨 동작은 수두룩하다. 과정이 즐겁고 매일하는 동작들만 추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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