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한 번 열리는 <부모자녀세미나>에서 워킹맘 사례 발표를 하게 되었다. (한참 배워야 할 사람이지만) 7년 전 세미나를 통해 자식을 키웠다기보단 자녀와 동반성장 했기 때문이다. 경영 컨설팅으로 유명한 김형환 교수님이 세미나 오프닝으로 초대 하셨다.
이 사실을 스무살 된 아이와 공유하고는 부모자녀세미나 외에 고딩 때 경험한 <고등부열정캠프>도 언급 할까를 물었다(수학 학원 방학 특강을 포기하고 참여 했는데 결국 수학 1등급이 되었기에).
"엄마, 그건 말 않는 게 어떨까.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고 다양한 의견과 인생 등 학교 밖 세상에 견문을 넓힌 경험으로 도움은 됐지만, 혹여 베이스인 학교 공부는 등한시 하고 애초 딴 길로 가는 게 기본인 양 부작용이 생길까봐서..."
내가 '질병휴직' 말을 꺼내기가 한참 걸린 것도, 쉰다는 말을 같은 부서 외엔 하지 않은 이유도 그랬다. 질병휴직은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더 건강한 몸으로 조직 생산성에 기여하기 위함인데 '현실 도피' 부작용이 우려되서다.
엄마는 토요일 오후마다 일이 있다. 엄마는 무릎, 허리, 발바닥 통증으로 전철 계단이 고역이다. 우먼센스에 기대평을 남겨 <가족의 탄생> 연극표에 당첨되었다(10명). 함께 보라고 2장 받았다. 극장까지 전철 세 번을 갈아타야 하고 오후 스케줄도 차질 있는데 괜찮은지를 물었다.
"아이고, 연극을 공짜로 보는 게 어디냐. 수천 계단이라도 걸어 올라가야지"
지난 토요일, 세미나 줌 접속 시간은 저녁 8시였다. 연극은 저녁 6시.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온라인 세상으로 뛰어들어야 할 판. 공짜로 연극을 보는 게 어딘가. 바다 속이라도 뛰어 들어가야지.
줌에 접속해 부모들 대상으로 발표하는 동안 엄마는 곁에서 무념무상으로 앉아 계셨다. 그러면서 중얼댔다.
"아이고, 우먼센스에서 이런 걸 다 보여주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지...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