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그랬다. "궁금해서 못 참는 그 성격 어찌 참고 출근 했느냐"고. 꼭 확인하고 싶어하는 불치병이 있다(영광스럽게도 자우림 김윤아도 그런단다). 회사 출근할 땐 저녁 6시까지 기다렸다가 잽싸게 튀어 나가곤 했다. 일을 빨리 처리 하는 원동력은 호기심이었다. 발길 따라 걷는 재활 중 우연히 이 문구를 봤다.
"소화가 잘 되는 건강한 빵"
진짜 소화가 잘 되는지 하도 궁금해 폭염 대낮 12시를 뚫고 4~5 정거장을 걸어 현지 확인을 했다. 먹고 간다 하니 올리브빵을 썰어서 데워 주었다. 양을 보고 민망하게 포크를 두 개 주길래 하나 반납.
올리브 반, 빵 반... 반반 한 것이 맛은 더 기똥찼다. 다 먹고 1시간 위장 체류 시간도 음미했다. 간판을 입구에 내 걸을 만 했다. 인정!
식당 크기로 봐서는 있는지도 모를 곳에 지나갈 때마다 문 밖까지 삐져 나온 대기 '줄'이 며칠 눈에 밟혔다. 도대체 어떻길래 태양을 등지고 줄을 서나. 세 정거장을 걸어 역시나 폭염 대낮 12시를 뚫었다. 식당 문 밖에서 남 몰래 안을 들여다 봤다. 꽉 찬 자리에 눈이 마주칠까봐 허겁지겁 지나쳤다. 갑자기 안에서 누가 나와 내게 소리쳤다.
"여기 한 자리 있어요!"
시작부터 먹고 들어가는 센스.
평소 튀김을 안 먹고, 고기를 잘 안 먹어 생선까스를 주문했다. 튀기는 기술과 맛이 정말 통통 튀었다. 위장 체류시간마저 깔끔 떨었다. 먹고 있는 와중에도 줄이 늘어졌다. (외모상) 50대 남성 직장인 그룹, 20대 여성 그룹, 산행을 마친 60대 여성 그룹, 혼밥 젊은이들... 튀김 기름이 내 몸에서 흡수되는 것처럼 <다께야> 식당도 모든 세대를 흡수하고 있었다.
내 옆에 앉은 50대 남성은 식사를 마치고
"아이고, 자알~ 먹었습니다!"를 외치길래
누가 한 턱 쏘나? 본인이 계산하나? 했는데
계산대에 쏜살같이 나가더니
"각자 계산해 주세요. 잘 먹었습니다" 한다.
그 좁은 식당에 계산 줄마저 길다.
평소 먹지 않는 빵과 튀김류에 도전 했다.
쉴 새 없는 배달 주문과 늘어진 줄을 보니
'가히 그럴만 하다'.
특별함을 느끼는 입맛은 사람 다 똑같구나.
관계도 선입견으로 맛으로 피한 건 아닌지.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으로 대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