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 새벽 5시25분에 절로 눈이 떠졌다. 8월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인 의무 축일이 잠재의식 속에 있었나 보다. 성당 6시 미사를 갔다. 가는 길은 이렇게나 밝고 운동하는 이들은 그렇게나 많았다. 회사를 다녔어도 엄연히 쉬는 날인데 이제 맛 볼 게 뭐람.
오전 7시30분
학생들이 참 많이들 간다. DESSERT39. 매장도 넓고 메뉴도 다양하다. 그 중 1,900원짜리 '깔라만시캐모마일'이 있다. 7시30분 오픈에 22시30분 클로즈라니. 몹쓸 '확인병'이 도졌다. 결국 오늘의 첫 손님이 되었다. 목욕탕 첫 물에 발을 담군 느낌이랄까. 밤길을 걷고 목도 축이고 땀도 식힐 겸 마감시간 전에도 확인 완료!
지인이 오랜만에 안부를 전했다. 즐겨보는 유튜브가 '케다맘TV'인데 내 책이 나왔다며. 안그래도 작년 하반기에 근력운동이 줄고 의자시간이 늘어 약점을 공격 당한 게 찌뿌둥 했는데. 평소 자세와 근력 중요성에 뼈저리던 터에. 재활 하면서 더더욱 운동 전도에 필요성이 타오르던 때에, 때마침 불을 지폈다.
오후 4시 35분
땀이 비오듯 탄천길을 걸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비탈길에 뱀이 마중 나왔다. 뱀과 그동안 한 동네에 살았다니. 머릿속부터 등줄기까지 뱀이 기어가듯 땀이 흐르는데 뱀 때문에 길을 돌아갈 판이었다. 비늘로 덮인 뱀 피부에 약이 올랐다. 내 껍데기는 두터울 지언정 겉과 속은 비늘처럼 투명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