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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행운의 일침

by 푸시퀸 이지

지난 금요일, 퇴근 후 원주에서 올라와 노트북을 켰다. 자문회의 자료가 눈에 밟혀 다가 올 어버이고 어린이고 눈에 온전히 진입하지 못할 듯하여. 금요일 밤 10시 반. 일단 눈부터 붙였다.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커피숍으로 출근하자. 5시에 일어나 배도 고프고 스타벅스 문은 7시에 열고. 때마침 식탁 위에 아침 밥상이 대기 중이었다. 일찌감치 아침준비를 해 주신 엄마.



집 앞 테라 커피나 메가 커피로 가야 1500원으로 싸게 치는데 일주일 전 맛 본 스타벅스 두유라떼가 아른거렸다. 일의 몰입력 핑계 삼아 두유라떼가 있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혹시? 때마침 별 12개 무료 쿠폰이 있었다.


사무실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남았다. 신문을 열었는데 때마침 두 번이나 감사 연락이 온 <곡성 소아과> 소식이 1면에 있었다. 고향사랑 기부하길 참 잘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전 날도 '때마침' 퍼레이드였다.


7년 전 함께 일한 직원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때마침 식성이 비슷한 친구의 연락이라 더 반가웠다. 기회는 이때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식당의 닭가슴살 샌드위치를 맛 보는 게 소원"이라 고백하니 때마침 그 식당 쿠폰이 너무 많이 남아 빨리 써야 한다며 음료까지 모두 쐈다.


퇴근 후 달랑달랑 남은 썬크림, 목욕탕에 둘 치실 등등 <올리브영>을 들르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때마침 회사에서 CJ 5만원 상품권을 주었다. 가정의 달에 딱 맞춘 타이밍, 때마침 회사를 사랑하는 순간을 맛 봤다.


만다라트 <행운>파트에 '쓰레기 줍기'를 적은 후로 가는 길마다 쓰레기가 보였다. 때마침 행운이 날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주 내내 자다가 종아리 쥐가 자주 찾아와 밤잠을 설쳤다. 몸 점수 10점 만점에 몇 점이지? 라고 되뇌이는데 때마침 삼성헬스 팝업이 떴다.


오늘 아침까지 계속 좋단다. 찍 소리 말고 일 하는데 쓰라는 에너지 알람 같았다.


아침 8시부터 4시간 찍 소리 않고 자료를 봤는데 일이 더 남았다. 집 들러 가족들과 점심 먹고 오후 업무는 청소년수련관 도서관으로 향했다. 때마침 아는 얼굴 사서 2명 모두가 있었다. 내 자리로 오더니 "너무 오랜만에 본다"고, "저녁 6시까지 맘 편히 푸욱 머물다 가라"며 함박미소를 건넸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아 그런지 저녁 6시까지 머무르는 힘이 되었다. 도서관과 같은 층엔 헬스장이 있다. 저녁 6시, 혹시나 하고 헬스장 문을 슬며시 여니 때마침 알던 PT 선생님이 당번이었다. 반가움에 프리패스 입장이 가능했다.


40분 달리기. 때마침 창밖 하늘은 푸르딩딩 하고 보색 대비로 얼굴은 울긋불긋 했다, 질끈 묶은 포니테일은 등을 기분좋게 채찍질 했다. 일 때문인지 달리기 때문인지 성취감은 극에 달했다.



겨울 옷을 손 세탁 하면서 그나마 운동화만 크린토피아에 맡겼는데 이젠 운동화도 손수 빤다(며칠 전 원주 크린토피아에 겨울외투를 맡긴 날은 때마침 10% 할인 날이었다). 때마침 분당 크린토피아 사장님은 엄마에게 통 보이지 않는 내 안부를 오늘 물었다고 했다. 원주에 산다고 말한 센스쟁이 엄마.



'때마침'의 끌어당김, 더 있다.



작년에 신한은행 IRP를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전하려 했으나 배신하고 3만원 상품권을 내건 <나무증권>으로 옮겼다. 상품권 받아 챙기고는 또 한 눈 팔았다.


봄 맞이 새단장, 둥지는 <삼성증권>. IRP는 물론 연금저축이니 ISA다 뭐다... 그랬더니 때마침 이벤트 기간이라며 삼성증권에서 전화가 왔다. 모르고 옮긴 거 아니냐며. 친절하기도 해라.



연금저축 옮겼다고 3만원,

IRP 옮겼다고 1만원,

ISA 계좌 개설해 1만5천원...



어제 모처럼 많이 걷고 달렸는데 때마침 5월 한 달간 걸음수로 불우이웃도 돕고 봉사시간도 인정해 준단다.



'때마침'은 행운에 '일침'을 가한다. 하루하루가, 매 순간순간이 기대되는 이유다. '때마침'의 유사어는 '감사'가 아닐까 하면서 이상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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