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by 푸시퀸 이지


요즘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ESG'가 있다.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매일경제).


'ESG'라는 간판이 바뀌어 그렇지,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은 줄곧 이어 온 기업의 가치다. 'ESG'를 하도 들어 그런지 생기는 일마다 'ESG' 색안경 끼고 보게 된다.





1. CU 편의점에서


출근 전 의식 행사인 사과 통째 씹기. 장을 못 본 날은 편의점에서 씻어나온 사과를 산다. 퇴근길에 걸려든 CU편의점에서 사과를 샀다. 처음 들어보는 네 군데 농장 브랜드 사과. 뭘 고를지 모르겠다. 골병 들거나 껍질부터 갈변 현상 등을 제하고 그나마 멀쩡하게 생긴 사과로 골랐다.


다음날 아침, 평소처럼 악어 입으로 사과를 베어 물었다. 당도가 부실한 사과려니, 하고 먹는데 어째 씹을수록 덜 말린 양말 느낌이다. 당도는커녕 게임에 져서 폭탄 메뉴에 걸려든 것 같다. 제조일 보니 25일 전이다(이것도 점원 추천 사과). 유통기한은 아니니 그럴 수 있다 쳐도...다른 지역 CU 편의점은 어제 제조한데다 내가 좋아하는 아오리 사과였다.

'신선' 놀음 하는 CU편의점 정자역점



2. 뚜레쥬르에서


누군가에게 나눠 주려고 뚜레주르에서 1,200원짜리 간식을 여러 개 샀다. 뚜레주르는 맛도 있지만 SK 텔레콤 할인과 CJ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 눈에 띠는 빵집 중 1순위다. 계산하려 하니 1,200원 저가 상품이라 할인과 적립 모두 안 된단다.


속으로는 '그것 때문에 왔는데...100개 사면 총액이 얼만데 단가를 들먹이시나.'였지만 째째하지 않은 척 100% 금액을 지불했다. 다른 지역 뚜레쥬르 가보니 1,000원 넘는 상품이라며 할인, 적립 모두 적용되었다.

다양성과 기쁨 적립하는 뚜레쥬르분당수내역점



3. 퀴즈노스에서


퀴즈노스의 '플렉스 스테이크 샐러드'. 콩으로 만든 스테이크에 오색의 싱싱한 채소, 올리브, 아보카도무스, 치즈에 올리브오일 소스까지...맛과 영양에 홀딱 반한 메뉴다. 바게트 빵 3조각도 얹어 나오지만 아토피피부염으로 빵은 빼달라 한다. 회사에서도 그 맛이 그리워 퀴즈노스를 찾아갔다. 빵은 빼달라 하니 애초 빵은 서비스, 옵션이란다. 이제야 알았다.


내가 이용했던 퀴즈노스는 "빵 안 먹는 손님"이라 외치며 요리 했고, 빵이 피한 자리에 다른 재료들을 넘치도록 앉혔다는 사실을. 올리브오일 소스만 덩그러니 있지 않고 후추와 소금이 헤엄치는 사실을. 마음껏 편히 가져가라고 할라피뇨와 피클도 미리 담아 픽업대에 진열한 사실을.

정성 샐러드에 감동 소스 버무린 퀴즈노스정자역점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많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오죽하면, 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소비자 입 속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 마음을 움직이는 지배구조, 그 곳에 발길이 지속가능 할 것 같다. 주말에 더 나은 지점만 이용하는 걸 보니 그동안 맛으로만 먹은 게 아니었다. 친절, 배려, 감동과 버무려 먹었던 게다.


그러는 난,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맛을 선사했을까. 감성경영은 빠뜨린 채 정확성, 신속성만 급급했던 건 아닌지. 경영철학이 다른 씨유, 퀴즈노스, 뚜레쥬르 보니 괜히 뜨끔하다. 나의 내면도 ESG가 필요하다. MSG를 한참 걷어내야 할 판이다.


오늘부터 밤9시 이후 식당과 카페가 문을 닫는다. 씁쓸하다. 이참에 내 위장도 밤 9시 이후엔 문 좀 닫아야겠다. 9시 이전에도 배 곯는 이들이 세상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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