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거절 앞에 선 마음3

존재 자체를 거절 당한 느낌.

by 오늘도 권씨

너무 차갑다. 우리 가족의 상황이나 형편을 봐주는

마음이 하나도 없고,

“조건 안 맞으면 끝이야”라는 식의 태도. 배신감?

서러움? 보다 더욱더 복잡하다.

어머님이 내가 내 것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하는데.

너희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씀하시기에는

임시 계약도 다 했었고, 계약금도 이미 다 드렸다.

그리고 그 계약금은 우리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가기 전에 주셔야 했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러나

쫓기듯 이사 온 곳에서 2주? 정도 후에 주셨으니....

최 차장은 “계약금 반환 소송을 해야 하냐는”

재미 없는 농담을 진지하게 꺼냈다.

돌려받기 전까지 나는 아무 말 않고 있었다.

최 차장이 멋쩍어, 할 까봐서….

최 차장이 나에게 그랬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내가 본인에게 냉랭한 말투, 무시하는 어조라고,

그건 최 차장을 향한 화라기 보다는

현실이 너무 버거웠다.

(내 능력이 부족이지.. 당신 탓만은 아니었다.)


그날 어머님께 걸려 온 전화, 문자를 나는 매일 같이 곱씹었다. 물론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책도 읽고, 빨래도 하고, 대청소도 하고 잊으려고 생산적인 일에 매진 하려고 했다.

계속해서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난 엄마니까

그러나 그 결심은 매번 무너지고, 무기력해졌다.

무언가가 하고 싶었다. 하기 싫어졌다. 를 반복했다.

그래도 충실하게 매일 무언가 결심했고, 해댔다~

최 차장은, 또 최 차장 자기만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어머니 편에 서는 것도 누나와 맞서는 것도

사실 그건 최 차장이 원한 역할이 아니니까.

생각지 못한 대출이 막히고, 네 식구 집 문제가 터진

와중에 갑자기 가족들 사이에서

어머니의 기대와 누나의 압박을 동시에 떠안은 셈인데근데 그걸 어쩌지 못하는 무력감이 컸을 것이다.


나는 아침에 세수하다 말고 울고, 자다 깨서 울고,

운전하다 위험하게 시야를 가리며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와서 울었다. 그렇게 청승맞게 날마다 울어도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이건 단순한 집 문제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거절당한 느낌이었으니까.“

편지를 썼다. 내 마음이 미어터져서 말로도 안 되고,

눈물로도 안 풀리니까 글로라도 전하고 싶어서

어머님에게 보내는 편지.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면서도울었다.

부치지 못할 편지인데도 세심하게 여러 번 수정했다.

그 장문의 작은 글씨를 어머님이 읽어 내려갈 일 없었고, 받아 보면서도 오히려 내가 “예민하다.” “오버다.”

이런 식으로 취급받을까 봐.

나의 진심이 가볍게 여겨질까? 봐….

그 편지를 보냈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분들은 이미 결정을 내려놓은 상태이고우리의 감정을 들을 준비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 글을 온전히 나의 감정으로 읽을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했다. 누나와 공유해서 읽거나,

방어적으로 읽거나 변명부터 하거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말! 나의 취지를 이해 못 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나는 최 차장에게 보냈다.

그날 우리는 맥주 한잔하면서 울었다.

최 차장은 속으로 울었다. 내가 또 울려서 미안했다.

누나가 부모님 곁에 있어서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설마 가스라이팅을 한다고 믿고 있는

최 차장의 말은 부디 현실이 아니었으면 한다.

모든 결정권은 어머님께 있는 거니까.....


듣고 싶다.

어머님에게 우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가장 큰 결정적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정말 고작? 돈?! 이라면….

“그래~ 아들, 손주들보다 더큰 이유다. 맞다. 돈이다!”

라고는 차마 당신 입으로 내뱉지 못하셨던 걸까?

그때 그 당시 거절의 이유를 들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지내지는 않지 않았을까?.

아니면 사유가 정말 돈이라면

나는 더 안 좋은 마음이었을까?

어머님도 어머님만의 사정이 있었을 테니까,

그 사정을. 어쨌든 이유라도 알면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까?

최소 스트레스 받는

추측성 의문은 이제 더 이상 안 해도 되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궁금한

그 사정은 평생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말 어머님이 돈 때문이어도,

그것이 아니어도, 이야기하지 않으실 테니.

표정 관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당분간

시댁은 끊었다. 그리고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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