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와 막걸리
- 욕지도 이야기 -
태엽 풀린 그림자를 끌고
바다와 막걸리 한 잔 하려고
욕지도를 찾았다
먼저 권한 건 욕지 바다였다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세상은 다 그렇게 흔들리는 거라고
말을 받으려는 내게
그냥 술이나 한 잔 하라며
말은 입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귀가하는 거라고
통영 바다가 배들을 이끌고 잔 속으로 들어와
한 잔 권한다, 고등어가 흔들리며 살았던
자신의 몸을 내어주었다
나도 한 잔 권하려는데
욕지 바다는 됐다며 한 잔 더 하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살라고
눈 푸른 고등어 한 손과 함께
삼덕항에 힘껏 밀어 올려 주고
육지로 가려는 갈매기들을 달래어
뒷걸음질하듯 다시 욕지도로 향한다
그리고 하선하는 그림자에 다시
태엽 감기는 소리를
끝까지 지켜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