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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각시붓꽃 묵향

선녀와 어머니

by 이주형

각시붓꽃 묵향

- 선녀와 어머니 -

바람이 내 빈 손을 꼭
잡고 먹을 갑니다

당연한 선택 앞에서
흔들렸던 마음

그 마음이
하도 죄송하여

하늘 길을
내주고 바꾼 삶,

덕분인 삶이 더
미안하여 눈물로 연 길,

봄을 건너는 바람이
보랏빛 먹물을 듬뿍 찍어

삶과 길 사이에서
끊어진 이야기

그 서러운 이야기에
다리를 놓습니다

내 빈 손에도 어머니 손금을
닮은 묵향이 가득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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