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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까치수염과 기울기

잠든 별

by 이주형

까치수염과 기울기

- 잠든 별 -


평소 오르막이라고

여기지도 않던 길에서

혼자된 숨이 목구멍을

넘지 못할 때


오르막 기울기가

마음 기울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리듬을 잃은 마음에 걸려

걸음은 얕은 오르막에서조차

박자를 놓쳤습니다


숨이 먹구름보다 더 무거운 날

발의 기억을 따라 오른 산에서

별을 품은 하얀 음표를 봅니다


음표 이름은 까치수염

가사는 잠든 별, 동심, 그리고 정


잠든 별을 마음에 들인 발걸음에

서서히 리듬이 더 해지고

마음이 기울기 값을 구합니다


혼자된 숨은 까치수염을 달고

혼자라도 기꺼이 둘의 기울기로

별이 꽃으로 열어 준 언덕길을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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