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나물 향기
- 별을 요리하다 -
희망 대접이 비어간다고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봄 향기도 가난할 수
있다고만 생각했다
비어 가는 것은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구경거리였다
풀 그림자에 걸려 넘어지고야 알았다
시간도, 사람도 모두 비었음을
위로에 위안을 얹은 마음으로
마른 강을 흘러 온 바람
바람이 내 손을 잡고 빈 대접에
들별꽃의 향기 길을 상감했다
배가 빌 때마다 봄나물로
허기진 시간을 달래주던
하루의 첫인사는 늘 별이었던
어머니가 피어 올린 애기별꽃이
빈 봄 대접에
빈 희망 대접에
뿌리를 내렸다, 들기름 향이
별을 요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