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34) 꽃들의 시간
유선(流線)으로 살기
꽃들의 시간
- 유선(流線)으로 살기 -
꽃들의 시간을 봅니다
직선밖에 모르는 제 시간에는
늘 부딪힘만 있었습니다
직선의 시간을 사는 이에겐
세상 어느 것 하나
벽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시간도 벽이었습니다
사랑도 벽이었습니다
사람은 넘사벽이었습니다
꽃조차도 벽이었습니다
그 벽을 넘는 방식을 담쟁이에게서
배웠지만, 벽은 넘으면 또 벽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돌고 돌아서 피는
꽃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꽃들에겐 정상이 따로 있지 않음을
유선의 시간을 사는 꽃들은
타고 넘어야 할 것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꽃들은 오늘도
저마다의 유선으로
둥글게 둥글게
핍니다
때론 담쟁이의 시간보다
꽃의 시간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꽃을 따라
둥글게 둥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