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53) 꽃 사공

뿌리에서 기적까지

by 이주형

꽃 사공

- 뿌리에서 기적까지 -


시간이 길을 내지

못하는 길에도

꽃은 흐른다


마음이 괜히 벽으로

시간을 막아보지만

그럴 수 없음을 마음은

잘 안다, 또 그 마음을

멈출 수 없음을

시간도 잘 안다


계절의 벽을 저마다의 향기로

넘는 꽃이 시간과 마음을

뿌리의 언어로 초대했다


흐르는 꽃 향기를

따라 같이 흐르다 보면

뿌리가 땅과 하나 되는

뿌리의 지도를 볼 수 있다

그 지도는 마음에서 나와

시간을 경유해 기적으로

가는 이야기이다


땅 속 시간을 받아들이면서

뿌리는 골무를 얻었다,

둥근 골무는 뿌리가 땅 속에서

길을 얻는 언어다, 뿌리는 절대

끝을 뾰족하게 하지 않는다


모든 길은 마음과 시간이 만든

기적이라는 걸 아는 뿌리가

거울처럼 마음을 막아서는

시간과 마음에 둥근 골무로

둥글게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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