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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Oct 01. 2024

(시) 파묘

기억과 인연 사이

(시) 파묘 

기억과 인연 사이


시간 앞에서 울면

사람 앞에서는 울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어쩌지

못하는 게 사람 일임을

주저앉은 인연을 보고

알았습니다


기억이 인연이라는데

기억은 생생한데

인연만 끊어진 시간은

생각마다 무덤입니다


아무리 시간을 붙들고

사정을 해도 시간은

뒷걸음을 몰랐습니다


생각은 기억을 묻기는커녕

무덤을 파헤치듯 기억을

파헤졌습니다, 시간은

인연에 누더기를

입혔습니다


시간 앞에서 울면

사람 앞에서는 울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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