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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낙타 발자국

부모로 사는 것

by 이주형

낙타 발자국

- 부모로 사는 것 -


귀에서 이명처럼 맴돌던

이탈 경고음에 뒤를 보았다


아이가 내 발자국에

갇혀 허우적이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의 발자국을

따라 산다는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이 발자국에서

모래 바람이 날리고 낯선

낙타 울음소리가 났다


그 발자국 앞으로

신기루 같은 함박눈이 내렸다

길이 지워지자 아이가

앞서 걷기 시작했다


모래바람이 숨을 낮추었다

발자국이 다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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