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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이 나를 이룰 때

9월 마지막 날

by 이주형

숲이 나를 이룰

- 9월 마지막 날 -


그래, 나무로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고 사는 것이다


크다고 작다고

말하지 않고 다만

나로 살기 위해서는

나무로 살아야 한다


나보다 자꾸 남이 보일 때

나를 지운 나무를 보자


남이 있어 내가 있음이 아니라

내가 있어 남이 있음이니


나를 지운 나무에는

수많은 숲이 자란다


같은 나무라도

다른 숲을 이루는 나무가

내게 그저 다만 그저

나무로 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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