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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깃발 찬가

나무 고백

by 이주형

깃발 찬가

- 나무 고백 -


9월을 건너온 나무의

고백을 듣습니다


자신도 두렵다고

자신도 아프다고

자신도 그립다고

그럴 때마다 가지마다

깃발을 달았다고


잎은 자신이 매단

깃발이라고, 잎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펄럭이는 것이라고

나부끼는 것이라고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고백의 깃발을 달라고

그러면 눈물도 나부끼고

그러면 슬픔도 펄럭이고

그러면 산다고, 살아진다고


10월 시작선에 선

나무가 깃발을 펄럭이며

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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