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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선규 Mar 29. 2016

체코 카를슈테인, 로마 황제의 보물창고 #1

까를슈테인(Karlštejn) 성으로 향하는 길

 이번 여행의 도착지는 체코 전설을 접하기 전부터 현지 친구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근교 여행지로 체코 현지인들에게는 주말 가족 나들이나 봄 여행을 가는 곳이다. 또한 기차를 이용한다면 프라하에서 40분밖에 걸리지 않아 일정이 촉박한 여행자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날씨도 선선하고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산뜻한 봄 날씨이기에 피크닉 겸 다녀오기로 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까를슈테인역 까지는 환승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는 동안 코스를 한 번 더 예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날씨였다. 프라하에서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날씨가 도착할 때쯤 되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져 걱정되기 시작했다. 

시골의 정취가 느껴지는 까를슈테인역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까를슈테인의 본연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역의 시골적인 향취와 역 주위에 흐르는 자그마한 강이 소설 <소나기>를 떠오르게 했다. 

천천히 강을 따라 걸으며 성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다 보니 어느덧 비구름은 몰려가고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소나기에 젖은 몸이 햇빛에 천천히 말라가면서 걱정은 또한 사라지고 마음은 싱그러우면서 나긋나긋해지는 기분이들었다.                 

까를슈테인으로 향하는길

 까를슈테인은 역에서 강을 건너면 보이기 시작한다. 성에 다다르기 위해선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하는데, 다행히 올라가는 길 주변으로 기념품, 아이스크림, 소세지, 맥주 등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 심심하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올라가다보면 그릴에 그을린 소세지 향을 피할 수 없는데, 먹지않고는 못버틴다.

등반의 피로를 씻어줄 소세지와 맥주
까를슈테인 성으로 올라가는길

 맥주를 한 잔 하며 올라오다 보니 힘든지도 모르고 어느새 성 입구에 다다랐다. 성 내부 투어를 먼저 하기보다는 성을 올라 좀 더 높은 곳에서 주변 경관을 보기로 했다. 마침 아까 내렸던 소나기 때문에 구름이 뭉개 뭉개 피어져 올라가는 광경이 성에 오묘함을 더해주었다. 구름 속에서 우아하게 솟아올라있는 성탑을 보고 있으니 무엇인가에 홀리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이 지역에 악마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오는지 납득이 되었다.    

까를슈테인성
구름에 쌓여 오묘한 느낌의 까를슈테인 성

 까를슈테인 성은 보헤미아 왕이자 신성 로마 제국 황제였던 까를 4세가 1348년에 축성을 시작하여 1365년에 완성했다. 까를슈테인 성의 이름은 황제의 이름 까를(karl)에서 따온 것이며 각종 보물과 왕의 물건 등을 보하기 위해 축성되었다. 당시 까를슈테인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로서 후스 전쟁을 포함한 약 200년간 체코의 중요 보물들을 지켜냈다. 요새이자 왕의 별장, 그리고 황실의 금고로 사용되었던 까를슈테인 성에는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요새 형태의 까를슈테인성

#2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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