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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소녀 Aug 20. 2020

너의 이름은 (2016)


이렇게 유명한 영화를 이제야 보다니. 넷플릭스의 추천은 진짜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아침에 갑자기 보게 된 영화라니. 왜 주책맞게 눈에 자꾸 눈물이 고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말이야. 왜 이렇게 뭔가 마음 끝을 건드리지. 이게 뭐라고,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나. 


아무리 봐도 10대 감성인데 20대 마음이 저리다. 손바닥을 열었을 때 너를 좋아해,라고 쓰여있던 것이 오글거리지 않고 달달하지도 않고 그냥 마음이 저리다. 끈으로 이어진 인연. 인연은 정말 어딘가에 있는 걸까. 모든 영화와 책에서 인연을 말한다.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랑, 숯한 사랑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생각나는 사랑과 인연. 그건 항상 한 명이다. 그게 무엇으로 이어지든 간에 그건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에 달려있다. 


단 하나의 은유에도 사랑은 시작될 수 있으니까. 밀란 쿤데라의 말은 몇번을 읽어도 감탄하게 된다.


온 세상의 모든 우연이 모여 둘을 만나게 하고 아주 작은 사건 하나로 사랑이 시작된다. 문학하나 읽지 못하는 삶은 너무 거칠고 팍팍하다고 했다. 영화 하나로 마음이 또 가득 차 버렸다. 영화만 보고 사는 건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거겠지만 이렇게 가끔 영화를 보면 인간의 감수성에, 인간의 창의성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을 어떤 매체로 눈물짓게 하다니. 이렇게 또다시 글을 쓰게 하다니.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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