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으로 가서 좀 도와줘"
설 연휴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을 통보받았다. 이직한 지 이제 고작 7개월이 지났는데 부서 이동이라니.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사정 때문에 가야 한다고 했다. 이제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싶었는데 또다시 새로운 팀에 가서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어디에 던져 놓든 내 갈 길만 가는 센 성격이면 얼마나 좋을까. 굴러들어 온 돌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텃세와 평가의 눈초리를 버텨내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다. 사회생활 4년 만에 회사가 힘들고 그만두고 싶다며 서럽게 울기도 했다. 늘 인복이 좋다는 말을 달고 살만큼 좋은 사람만 만나왔던 차라 두 번째 회사는 나를 수없이 고민하게 했고 힘들게 했다.
슬슬 적응을 하고 힘든 시기가 있어서 되려 더 강해졌노라고 토닥이기 시작한 게 올해 초다. 그랬던 나에게 또다시 새 팀에 가서 적응을 하라니. 회사에 대한 애정이 단 1%도 생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부서 이동 최종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현기증이 나서 몇 번이나 멈추어 섰다. 스트레스를 온몸이 받아낸 것 같았다.
그렇게 설 연휴가 시작되었고 집에서 쉬는 내내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다. 더 많은 책과 글을 읽고 내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직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일단은 어떤 변화가 오든 버티는 게 답이었다. 직장 생활의 반은 '버티기'라고 하지 않던가. 당장 눈 앞에 닥친 1, 2년의 회사생활이 아니라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기로 했다. 그러다 예전에 읽었던 니체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이다.
"나를 파괴할 수 없는 것들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
What does not destroy me, makes me stronger.
이직을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시간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첫 회사의 친숙했던 환경과 인간관계를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변화의 과정을 겪으며 낯선 환경을 마주할 때의 내 성향과 성격에 대해 고민했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자극 속에서 멘탈이 더 강해졌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이십 대 중반의 나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2월부터 시작될 변화가 또다시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 잡은 연휴의 어느 날 아침, 엄마가 나를 깨우며 말했다.
"변화는 좋은 거야. 좋은 일이 생기려고 계속 변화가 생기는 거야."
이 말을 들으며 일어나는데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해졌다. 니체의 말처럼 새로운 변화는 나를 강하게 만들 것이고 엄마의 말처럼 변화는 좋은 일을 가지고 올 거다. 오늘 새로운 부서로 첫 출근을 했다. 두려워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새로움 속에서 오히려 집중력이 강해진다. 거부하려던 변화였지만 생각 외의 좋음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