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절임을 올린 아보카도
지난 추석 연휴 동안 교회에서 단기선교로 우간다를 다녀왔다. 약 일주일을 머무르는 동안 아침식사는 팀에서 준비한 누룽지와 햇반, 각종 밑반찬과 시리얼을 먹었고. 점심은 방문한 초등학교나 시내에서 외식. 그리고 저녁은 한인 선교사님들께서 준비해 주신 한식을 먹었다.
그곳에 있는 동안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의 과일도 원 없이 먹었다. 한국의 것과 아예 다른 차원의 맛이었다. 그리고 특히 더 기억나는 것. 한식으로 먹는 저녁식사마다 꼭 나오는 반찬이 있었으니, 바로 양파절임을 올린 아보카도였다.
우간다의 아보카도는 크기부터 남달랐다. 한국에서는 동그란 손바닥만 한 크기에 비싸기만 했는데. 우간다의 아보카도는 손가락을 다 편 손 하나만큼 컸다. 여기에 잘게 썬 자색 양파와 토마토를 식초 등에 절인 양파절임을 얹어 먹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우리 팀원들이 아주 맛있게 먹었는지, 끼니를 거듭할수록 한 입 크기로 잘라 주시는 등 만드는 데 더욱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 마음과 맛이 그리워질 것 같아, 살짝 레시피를 여쭤봤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해 볼 기회가 왔다. 귀국 후, 선물로 들어온 과일들 중에 아보카도가 있었던 것이다.
이왕이면 맛있게 먹어야지. 여쭤봤던 레시피에는 거의 재료에 대한 정보밖에 없었다. 역시 어머님들의 손맛인가. 다진 양파와 토마토에 식초, 레몬즙, 소금, 설탕을 약간씩. 의지할 것은 그때 먹어봤던 내 입맛밖에 없었다. 집에 있는 재료로 당차게 시도해 보기로 했다.
양파 반 개를 적당한 식감이 남을 정도로 잘게 다진 다음, 보울에 넣고 소금과 식초를 조금씩 넣으며 간을 맞췄다. 기본을 위해 인터넷에서 양파절임 레시피를 찾아보긴 했었다. 소금과 식초를 넣을 것만 참고하고, 나머지는 무작정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소금과 식초만으로 얼추 비슷한 맛이 났는데 뭔가 좀 아쉬웠다. 단맛과 신맛을 더하기 위해 이전에 선물로 받았던 제주 특산물 한라봉뱅쇼를 조금 넣어봤는데, 아차. 괜히 시도했나 싶었다. 그렇게 식초, 소금, 설탕을 조금씩 더 넣어가며 소생을 시도했다. 하지만 역시. 내 내공의 부족함도 있지만, 현지의 그 맛은 절대 나지 않았다.
손질한 아보카도 위에 양파절임을 올렸다. 우간다에서 맛본 오리지널 재료는 자색양파와 토마토였다. 맛도 맛이지만, 자색양파와 토마토를 선택한 데에는 알록달록한 색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얀 양파만으로 하니 비주얼이 밋밋했다.
그래도 시도를 해본 게 어딘가. 내가 만든 것을 본 엄마가, 우간다의 전통 음식이냐고 물었다.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올해 2024년 추석, 우간다의 그 한 곳에서만 먹을 수 있던 음식이었다. 음식으로라도 그 때를 떠올릴 수 있어 뿌듯하면서도 먹먹했다.
그립다. 벌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