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침을 기다리는 이유에 대해
내일 아침식사로 할 만한 메뉴가 보인다면 괜히 두근거린다.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산 빵, 전날 저녁에 끓인 청국장이나 된장국 같은. 확실히 나는 맛있는 음식으로부터 얻는 기쁨이 큰가 보다.
어릴 때는 어딜 가서도 깊이 잠을 잘 잤는데, 갈수록 중간에 깨거나 자주 뒤척이곤 한다. 그렇게 느닷없이 새벽녘에 잠이 깨버리는 날에는 차라리 아침이 빨리 오길 기다린다. 새벽부터 깨어 있을 것도 아니면서, 몸이 푹 쉬지 못했다는 불만을 가득 안은채.
휴일 아침이라도 너무 늦잠을 자려고 하진 않는다. 하루를 훌쩍 보내버리는 느낌은 또 싫다. 게으름도 적당히 피우고픈 욕심. 되도록이면 아침식사는 간단하게나마 하려고 한다. 운동이면 몰라도, 공복 상태로 수업이나 업무에 임하면 집중이 잘 안 된다.
'아침을 기다리는'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아침을 누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기대한 만큼 누리는 아침. 사실 기대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오늘 하루를 잘 보낼지 고민부터 한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완벽할 수 없다. 아무리 해도 내가 원하는 하루를 완벽히 구현해 내기란 불가능하다. 차라리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 있어도 거기서 즐거움과 감사를 발견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한때 요가 선생님이 '어느 곳은 밤을 하루의 시작으로 여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에 따른다면 아침은 하루의 중반이다. 한창인 시간이다. 일단 무사히 눈을 뜰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내가 해낼 일들, 그리고 내게 벌어질 일들을 두근두근 기대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