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큰 흔적을 남긴 질문에 대해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는 무얼 두려워하는 거야?"
지난주에 본, 어느 기도회 설교 영상에서 목사님이 하신 질문이다. 청중들에게 한 질문이 아닌,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신에게 한 질문이었다. 남을 위해 했던 말을 나 자신에게도 해줘야 했다면서, 스스로를 아껴줘야 했다면서 남긴 질문. 나도 그 질문들을 다이어리에 옮겨 적었다.
내가 느끼는 것보다 상대가 어떻게 느낄지 더 신경 쓰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얻는 기쁨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고 부풀려진 마음은 오래가지 않는다. 어느새 힘없이 바람이 빠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하는 질문들로, 내가 가진 것들을 점검하면서 마음을 가득 채워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물리적인 시간이 많아져 쓸데없는 고민도 많이 하게 된다. 그동안 미뤄왔던 숙제 같은 질문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 질문들에 답을 하다 보면 분명 조금이라도 나아질 걸 알지만. 그 과정을 오롯이 견디고 아플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이 당장은 참 야속하고 외롭다. 그런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걸 두려워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자꾸 들어도 까먹는 바보지만 되새겨본다. 나는 그 자체로 사랑받는 존재이며 이미 멋지다는 것을. 애써가며 척할 필요 없다는 것을. 걱정은 대부분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며, 감정은 그저 흘러가버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