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미네랄 영양소가 풍부한 부의 상징
행복에 겨운 일이다. 소불고기를 집에서 원하면 해 먹으니 말이다. 요리는 분명 기쁨이고 보람이며 행복이다. 소고기는 참 먹기 힘들었다. 어릴 땐 닭고기를 먹은 기억은 있지만, 소고기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그만큼 소고기는 부의 상징이었다. 그래서일까. 소고기를 먹으면 왠지 기분이 좋았다. 부자가 된 것처럼, 남 부러울 일이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 미네랄 영양소 때문이었다. 요즘은 미세 영양소가 대세다. 심신을 안정시켜주기에 딱 좋은 고기임에 틀림없다. 경찰서 피고 범인에게 설렁탕을 먹이는 이유도 그래서다. 심신을 안정시켜 쉽게 조사받게 하려고. 그런데, 설렁탕 육수를 24시간 끓여 영업이 밤낮 가능했던 이유란 걸 나중에 알았다.
지금은 소고기가 대중화됐지만, 집에서 해 먹기는 사실 쉽지 않다.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주로 먹게 된다. 소고기 먹는 날을 따로 정해두는 경우도 많다. 집에서 해 먹는 소고기는 제삿날 뭇국이나 생일날 미역국 정도였다. 좀 더 나아가면 하루 날 잡아 구워 먹는 것이다. 기름장만 있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요즘은 소스가 따로 나와 해 먹기도 손쉬운 편이다.
가금류 고기들을 요리해 보면 특징들이 있다. 소고기는 거동처럼 순해서 심신에 안정을 주고, 돼지고기는 먹성 좋게 여러 재료에 어울림이 좋고, 닭고기는 조류 쪽이라서 튀김요리 등 활용에 장점이 있다. 오리고기는 품위?가 있어서인지 풍미가 뛰어나다. 내게 종합적으로 가성비를 꼽으라면 단연 닭고기다. 운동선수들이 왜 닭가슴살을 찾는지, 치맥이 왜 인기인지 등 더 나열할 필요가 있겠는가.
소불고기 요리는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간도 다르고, 고기의 성질도 달라진다. 소고기는 다른 고기보다 다루기에 민감한 편이다. 고기는 밑간(양념 재움)이 중요한데, 소불고기는 특히 신경 쓸 게 많다. 불고기 부위는 연해서 너무 오래 재면 물러질 수 있다.
재움 재료도 다양하다. 나는 사과와 배를 주로 이용한다. 키위, 파인애플 등은 너무 강력해서 재움 시간을 줄여야 한다. 오래 재우면 형체가 없어질 정도로 연해진다. 일반 식당에선 과일이 비싸서 설탕을 많이 사용한다. 음식이 달면 당장 먹기엔 좋지만 고유의 맛을 방해한다. 혈당관리에도 이로울 게 없다.
소고기를 먼저 1차 밑간 한다. 다진마늘, 국간장, 맛술, 후추, 참기름을 쓴다. 다음에 2차 밑간을 한다. 사과, 배, 양파를 적정량 갈아 넣는다. 다시마물도 준비한다. 당면도 불려놓는다. 30분 이상 밑간 하는 시간에 당근, 표고버섯과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도 채 썰어 준비한다.
이제 팬에 기름 약간 두르고 밑간 한 고기를 붓고 볶는다. 표고버섯, 당근을 넣고 볶다가 다시마물을 자작하게 붓고 끓인다. 국물 없이 요리할 땐 패스.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 당면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 아침 소불고기 요리 하나로 하루의 평화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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