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저녁 2시간 동안 우려낸 돼지등뼈 국물
감자탕은 밖에서만 먹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사실은 집에서 해 먹는 것도 꽤 괜찮다. 비주얼과 맛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감자탕 같은 요리는 꽤 보람이 크다. 쉽게 생각해보지 않는 요리이기 때문이다. 굳이 가성비를 따진다면 사 먹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육수다. 체인점의 경우 검증 안 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토요일 저녁 감자탕을 준비했다. 감자탕을 집에서 해 먹는 데는 인내가 좀 필요하다. 육수를 내려면 족히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감자탕은 돼지등뼈를 깊이 우려먹는 맛이 일품이다. 뼈 사이 고기도 맛있지만 국물 맛 또한 좋다. 고소한 들깻가루의 걸쭉한 국물 맛이 별미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감자탕은 주재료인 돼지등뼈 처리가 관건이다. 찬물에 핏물을 충분히 뽑아주고, 향신 재료를 써 냄새를 잡아 국물을 푹 우려내는 게 핵심이다. 탕 종류는 대개 이 과정이 필수다. 뼈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깻잎 향이 들깨가루와 함께 물씬 우러난 국물 맛이 일품인 감자탕. 넉넉한 휴일 가족들의 여유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감자탕은 어원이 불분명하다. 나는 처음에 감자 재료를 많이 쓰기 때문에 당연히 감자탕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돼지등뼈를 '감자뼈'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 설도 있다. 그럼에도 감자 재료를 따서 감자탕이라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감자의 전분이 국물을 걸쭉하고 맛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돼지등뼈탕보다는 그래도 감자탕이란 이름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먼저 돼지등뼈를 찬물에 담가 핏기를 뺀다. 끓는 물에 초벌로 데쳐 불순물을 없애고, 향신 재료를 넣고 2시간 푹 끓여 육수를 우려낸다. 향신 재료는 통마늘, 생강, 대파 뿌리, 양파, 통후추, 청주(맛술이나 소주)면 된다. 얼갈이배추는 데쳐 우거지로 준비한다. 육수는 망으로 건더기를 걸러내면 깔끔하다.
감자는 큼직하게 썰고 소스도 준비한다. 소스는 다진마늘, 고춧가루, 두반장, 국간장, 맛술, 생강가루, 후추면 된다. 돼지등뼈, 우거지, 소스를 함께 섞어 밑간 해둔다. 전골냄비에 육수, 감자, 밑간 한 돼지등뼈를 넣고 푹 끓인다. 굵은소금으로 간을 하고 깻잎,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 들깨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 집에서 해 먹는 감자탕은 투여한 시간과 손길만큼 보람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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