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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Jun 01. 2019

바로 무쳐먹는 행복, 배추겉절이

액젓 양념이 절인 배추 겉에 묻어난 감칠맛

더위가 하 수상하다. 활동이 많아짐에도 입맛은 까다롭다. 그래도 세끼는 먹어야 하고 스트레스 조절도 필요하다. 건강한 집밥을 위해서는 늘 궁리와 준비가 필요하다. 세상이 어지러워도 어떡하겠는가. 오늘 살고 죽을게 아니라면. 지금 잘 먹고 힘내야 내일을 잘 맞을 수 있다.


주말 휴일은 늘 메뉴에 신경 쓰게 된다. 내가 준비해야 가족들 일정이 보다 편안해진다. 주초에 생협 홈페이지를 둘러보는데, 무농약 봄배추가 나왔다. 3통 한 망에 6690원, 가격도 저렴하지만 겉절이 김치가 확 당겼다. 가끔씩 없던 계획들이 나를 침범해 들어온다. 겉절이 김치는 별로 복잡할 것도 없다.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양념해 버무리면 끝이다.


사실 한국 사람에게 김치는 생존이다. 많은 배추를 절여 담는 김장은 한 해 먹거리 농사이기도 하다. 작년에 담은 김치는 잘 숙성돼 다음 해에 긴요하게 쓰인다. 간단한 김칫국부터, 청국장이나 콩비지 찌개에도 유용하다. 고등어나 돼지고기는 아예 김치를 부르는 연결 재료다.


삶이란 숙성김치만 필요한 건 아니다. 그냥 풋내 나는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싱싱한 김치가 당기는 이유다. 숙성된 김치는 입맛을 잡아주는 새콤함 때문에, 겉절이 김치는 액젓이 그대로 미각을 관통하는 감칠맛 때문에 즐기게 된다. 김치는 채식의 장점과 가중치까지 최대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겉절이 김치는 액젓과 어우러진 양념이 적당히 절여진 배추 겉에 묻어난 감칠맛으로 미각을 훔친다. 금방 먹는 겉절이는 아삭함도 빼놓을 수 없다. 배추의 줄기 부분이 주는 식감은 절임에 숨 죽은 잎이 간직한 간과 함께 입안을 휘감는다. 소고기 뭇국에 흰쌀밥이 준비된다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우선 배추를 절여야 한다. 배춧잎을 하나씩 한 손에 들고 사선으로 3등분 날린다. 날릴 때 잎 부분을 더 크게 자른다. 노란 알배추 부분은 된장국 끓여먹기 좋기에 남겨 램핑 보관해둔다. 겉절이는 숙성 없이 그대로 먹기 때문에 찹쌀 풀은 생략한다. 부추나 쪽파도 좀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둔다.


절임은 레시피를 이용해도 좋다. 배추 한 통 기준 물 2리터에 굵은소금 3컵, 눌러서 90분 절인다. 멸치액젓, 새우젓은 기본이다. 김치엔 배와 양파를 갈아 소스로 쓰면 좋다. 단맛을 보강해주고 양념을 중화시켜 준다. 간을 하기도 좋다. 다진마늘, 고춧가루, 생강가루, 설탕, 통깨를 넣고 섞어 간을 본 후 취향에 맞게 보완하면 된다. 함께 버무리면 끝. 김치 한 통에 행복이 가득하다.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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