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목표를 세우는 이유

목표는 도달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지만 내가 걸아야 할 방향

by 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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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도 어느새 열흘이 지나갔다.


다이어리를 쓰며(아침에 그날 일정 정리를 하고, 일기를 쓴다. 아침에 일기 쓰는 사람), 올해 세웠던 목표들을 되돌아본다.


올해 목표 중 내게 가장 의미 있었던 두 가지는 책 출간과 글쓰기 관련 강의, 둘 다 눈부신 결과를 가져다주진 않았지만 일단 목표 달성 성공!!! 나머지 목표들은 연말까지 계속 현재 진행 중으로 나아갈 일들이다.

독립서점에서 북토크하기, 베셀 코너에 당당하게 놓여 있는 내 책 앞에서 사진찍기는 계속 노력 중.


이룬 일과 이루어 갈 일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바라보며, 우리가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를 생각해 본다.




가끔 찾아보는 돌돌콩의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올여름 그녀는 JMT(John Muir Trail) 백패킹에 참여했다. JMT는 미국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따라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시작해 미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4,418m)까지 약 360km를 연결하는 장거리 트레일이다(네이버 및 구글링 자료 참조). JMT 백패킹을 하며 그녀가 올린 글의 일부이다.




목표를 세우는 순간 삶에 기준과 방향이 생기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


목표가 있으면 갈림길에서만 맴도느라, 혹은 이 길 저 길을 얕게만 기웃대느라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한 길을 깊숙이 걸어 들어갈 수 있다. 깊숙이 걸어 들어갔을 때에만 볼 수 있는 그 골짜기와 계곡들, 맑은 호수들이 궁금했으니까...

그러니, 목표라는 건 정상에 꽂는 깃발 같은 거라기보다, 매순간 내가 걸을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 돌돌콩, 인스타그램 @sunnyyjeon -




목표를 세워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목표는 없지만 매일매일 성실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단기 혹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성취해 가는 삶이 누군가의 선택이듯, 목표라는 것을 계획하지는 않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충실한 삶도 누군가에는 선택이다. 그건 그가 선택한 삶의 방법일 지도 모른다. 어떤 것이 내가 삶을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인 가에 대한 선택.




돌아보면 나도 별다른 목표 없이 시간을 보낸 적도 있고, 적당한 목표와 거창한 목표를 오가며 성공과 실패,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던 때도 있었다. 목표를 달성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때도 많았지만(지금도 여전히 많지만) 대체로 나는 목표를 세워 행동하는 편이다(나처럼 생각으로만 만리장성을 쌓다 지치는 사람에게 목표는 꼭 필요하다는 게 나의 결론).



돌콩의 말처럼 목표는 내게 어딘가를 향해가는 나침반이자 등대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향점 없는 하루의 첫 시작은 어디로 가야할 지 뭘 해야 할지 아득하고 막막한 시간이 된다.

그런 날들이 모여 한 달, 일 년이라는 시간은 계곡 사이를 지나는 빠른 물살처럼 내 곁을 순식간에 스쳐지나간다.




오르지 못할 산처럼 높은 목표라 해도, 목표가 있으면 어쨌든 우리는 그 방향을 향해 걸어가게 된다.

갈림길에서 덜 헤매고, 이 길을 갈까 저 길을 갈까?의 갈등도 덜 하게 된다.

목표에 이르기 전에 지칠 수도 있고,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목표에 이르면 계획했던 목표를 이루는 것이고, 중간에 그만두더라도 그만큼 가본 경험이 남는 것이다.

일 년이면 될 줄 알았던 목표를 이년, 삼 년이 걸려 이루는 경우도 있다. 그때는 그 시간만큼의 세부적인 데이터와 기록이 또 남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은 또 다른 목표를 세우게 하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리라.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만 가득하다.

생각만 하다 지치면 또 실행하는 날도 오겠지,..


언젠가 나도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이왕이면 목표를 이루고 난 후 그 여정에서 내게 남은 깊은 사유와 성찰의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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