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점차 밀려나는 삶에 대하여

by 김현재


많은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앞날을 좌우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전망, 정책 변화, 대출 규제 등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본질적인 변수는 개인의 선택과 그 선택의 시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30대 무주택자 관점에서 주거 전략을 검토하고, ‘밀려나는 삶’이라는 구조적 위험에 대해 설명하려해요.




밀려나는 삶은 선택을 미룬 결과


무주택 상태는 자산 보유의 유무 차원도 있지만, 거주 안정성과 자산 축적 기회의 차이로 보는게 더 맞을 것 같은데요.


집을 사지 않는는 선택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만,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느냐로 보면 숏에 가깝다고 봅니다. 향후 집값이 떨어지면 매수할 것이하는 관점이죠. 1주택부터는 중립이고, 2주택부터는 롱에 가깝죠. 향후 집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포지션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 대비 자산 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주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이는 무주택자가 점점 더 외곽, 소형, 저품질 주거지로 이동하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즉, ‘밀려나는 삶’은 우연 또는 실패로 해석할 수는 없고, 결정을 유보한 결과가 누적된 구조적 하향 이동입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다는 것, 그리고 하향된다는 것에 있죠.




전세는 자산 소유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


전세는 일시적 거주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소유권 이전이 없는 상태에서 자산을 묶어두는 방식입니다. 즉, 실질적 자산 축적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보증금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실질 가치가 감소합니다.


또한 전세 계약은 2년 단위(최대 4년)이며, 임대인의 선택 또는 시장 변화에 따라 거주 안정성이 항상 위협받는 구조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전세금이 급등하며, 세입자의 자산 방어 능력은 계속 저하됩니다.


말이 어려웠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전세 거주는 상방과 하방이 막힌 투자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거주의 안정성이라는 큰 메리트를 위해 자산가격이 올라갈 상방이 막힌 상태로 목돈을 넣어두는 거라 보면 됩니다. 또한 하방도 막혀있어서 원금 보장이 되죠.


반대로 주택 매매는 상하방이 열려 있는 투자로, 실물자산인 부동산 특성상 하락할 위험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조정받을 수는 있죠, 물가상승에 따른 상방이 열려있다는 것이 장점이고요.


또한 떨어지면 사야지 하는 생각도 크게 작용합니다. 그런 태도는 첫 시도에서 성공하고자하는 것과 같은데 오를때도 떨어질때도 모두 매수하지 못하고, 결국 유보하는 결과만 낳게 됩니다.




내 집 마련은 일종의 리스크 방어


주택을 거주로만 봐야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말이라 생각해요. 좁은 땅에 높은 인구밀도로, 금융시장이 취약한 우리나라는 자연스레 한정된 재화인 땅, 그 중에서도 고정수요가 있는 주택, 그 중에서도 균질성을 보이는 아파트가 뜨거운 투자처로 떠올랐습니다. 주택을 거주로만 봐야한다는건 너무 유약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반대로 주택 구입을 자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면, 가격 상승 여부에 따라 매수 타이밍을 미루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러니 자가 보유의 본질은 가격 수익이 아니라 구조적 위험 회피일 것입니다.


무주택자는 금리, 정책, 임대료 상승 등의 외부 변수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반면 자가 보유자는 고정금리 대출을 통해 장기적인 비용 예측이 가능하며, 거주지 선택권과 이전 비용 통제권을 가집니다. 핵심은 내가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인데요, 의식주에 해당하는 주택은 큰 비용에 따른 큰 결정이 필요하고, 결정의 주체가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현금은 생활비


장기적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현금 보유의 실질 가치는 하락합니다. 과거 1억 원의 구매력이 현재 1억 원과 동일하지 않은 것처럼, 예금이나 현금 중심의 자산 구성은 방어력 측면에서 취약합니다.


반면 고정금리 기반의 주택 구입은 인플레이션을 역이용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 상환 부담은 실질적으로 경감되고, 자산 가치는 물가와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며, 그 예측에 기반한 행동은 대부분 타이밍을 놓치기 쉽습니다. 주거 전략은 자산 전략과 다르게, 생활의 지속성과 생존 기반 확보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무주택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자산 격차뿐 아니라 거주 안정성, 선택 가능성, 미래 대응력에서 회복이 어려운 격차가 발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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